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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가부 장관 “강선우 ‘하라면 하지 무슨 말이 많냐’” ‘갑질’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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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가부 장관 “강선우 ‘하라면 하지 무슨 말이 많냐’” ‘갑질’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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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애 전 여성가족부 장관(왼쪽 사진)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한겨레 자료 사진

정영애 전 여성가족부 장관(왼쪽 사진)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한겨레 자료 사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초선 국회의원이던 2021년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에게도 ‘갑질’을 했다는 당사자 폭로가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함께 논란이 일었던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임명을 철회하고 강 후보자에 대해선 임명 강행 의사를 밝혔는데, 또 다른 폭로가 나오면서 강 후보자 임명 강행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2025년 7월21일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이 주변 지인들에게 공유한 글을 보면, 정 전 장관은 강 후보자 임명에 대해 “부처 장관에게도 지역구 민원 해결 못 했다고 관련도 없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갑질을 하는 의원을 다시 여가부 장관으로 보낸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1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여가부 장관을 지냈다.



정 전 장관은 글에서 “제가 여가부 장관이었을 때 있었던 일을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다”며 “당시 본인(강 후보자)의 지역구에 ‘해바라기센터 설치를 하려고 제게 요청을 했는데, 센터 설치를 위해서는 산부인과 의사를 비롯하여 여러 전문가들을 확보해야 한다. 다른 전문가들은 어떻게 해보겠으나 산부인과 의사는 확보하기 어려워 해당 지역인 이대서울병원의 이대 총장에게 의논하였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총장은 개원하며 산부인과 레지던트 티오(t.o.)를 한 명 밖에 받지 못했는데, 막 개원한 병원 운영이 우선이니 다음 기회에 꼭 협조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해바라기센터 운영에 필요한 산부인과 의사 확보를 이화여대서울병원에 요청했으나, 병원에도 산부인과 의사가 모자라 확보를 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정 전 장관은 “그 내용을 강선우 의원에게 전달하니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냐’고 화를 내고 여가부 기획조정실 예산 일부를 삭감해버렸다”며 “결국 강선우 의원실에 가서 사과하고 한소리 듣고 예산을 살렸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부처 장관에게도 지역구 민원 해결 못 했다고 관련도 없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갑질을 하는 의원을 다시 여가부 장관으로 보낸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며 “대통령께서 여가부에 역차별 해소방안을 물으시고 강선우 후보자는 역차별에 대해 잘 살펴보겠다고 하고, 전체적인 당의 분위기도 뒷짐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니 정말 걱정이 크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저도 이런 안 좋은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민주정부 4기의 성공을 간절히 희망하는 저의 진의를 잘 살펴주시면 좋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7월21일 성명을 내어 “보좌관 갑질, 병원 갑질, 무책임한 강사 활동 등 고구마 줄기처럼 지면 위로 올라오는 강선우 후보자의 문제들은 그가 살아온 삶의 태도의 문제를 넘어, 공직을 공명정대하게 수행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느냐를 의심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어 “게다가 강선우 후보자는 정영애 전 여성가족부 장관에게도 설치 요건이 되지 않는 자신의 지역구에 해바라기센터 설치를 무리하게 요구했고, 난색을 표하자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냐’고 화를 내며 여가부 기획조정실 예산 일부를 삭감했다”며 “갑질과 무책임으로 이룰 수 있는 성평등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하루라도 빨리 강선우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라”라고 덧붙였다.



이하는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 글 전문





전 여가부 장관 정영애입니다.



강선우 의원과 관련하여 관련 보도가 심상치않아 제가 여가부 장관이었을 때 있었던 일을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시 본인의 지역구에 해바라기센터 설치를 하려고 제게 요청을 했는데, 센터 설치를 위해서는 산부인과 의사를 비롯하여 여러 전문가들을 확보해야 합니다.



다른 전문가들은 어떻게 해보겠으나 산부인과 의사는 확보하기 어려워 해당 지역인 이대서울병원의 이대 총장에게 의논하였습니다. 총장은 개원하며 산부인과 레지던트 t.o.를 한 명밖에 받지 못했는데 막 개원한 병원운영이 우선이니, 다음 기회에 꼭 협조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내용을 강선우 의원에게 전달하니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냐고” 화를 내고 여가부 기획조정실 예산 일부를 삭감해버렸습니다.



결국 강선우 의원실에 가서 사과하고 한소리 듣고 예산를 살렸던 기억이 납니다.



부처 장관에게도 지역구 민원 해결 못 했다고 관련도 없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갑질을 하는 의원을 다시 여가부 장관으로 보낸다니 정말 기가 막힙니다.



대통령께서 여가부에 역차별 해소방안을 물으시고 강선우 후보자는 역차별에 대해 잘 살펴보겠다고 하고, 전체적인 당의 분위기도 뒷짐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니 정말 걱정이 큽니다.



저도 이런 안 좋은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민주정부 4기의 성공을 간절히 희망하는 저의 진의를 잘 살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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