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A 학교는 공지문을 통해 7월달 급식은 중·석식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독자 제공 |
지난달 말 무더위에 이사장 추모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던 서울의 한 사립학교에서 급식으로 지급된 도시락을 먹은 학생 수십명이 설사와 복통 등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보건소 등 유관기관의 역학조사 결과 학생들에게서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으나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터질 일이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21일 서울 동대문구청 등에 따르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A사립중·고교(이하 A학교)를 대상으로 인체 및 환경에 대한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식중독 관련 이상 증세를 호소한 학생들이 발생해 역학조사에 나선 것이다. 다만 식중독 관련 바이러스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A학교 급식이 위탁업체에 맡겨져 도시락을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된 만큼 위탁업체에 대한 검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결과는 최소 2주 뒤에야 나올 예정이다.
지난 10일 A학교에서는 점심 급식을 먹은 학생 중 최소 20여명의 학생이 설사 및 복통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당시 응급처치가 필요하거나 입원한 학생은 없었으나 일부는 증상이 2일 이상 지속됐다. A학교는 다음 날 학부모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공지를 냈다.
이어 지난 14일 추가 공지에서는 "본교 학생 중에 설사, 구토,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식중독 의심환자가 발생해 학부모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보건당국에서는 원인 규명을 위해 현재 역학조사 중이며, 환자 확산 방지를 위해 당분간 학교 급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체급식으로 나온 계란과 빵 등 모습. 한 학생은 "식중독 일로 대체 급식을 준다고 했으나 역시 미흡했다"고 말했다. /사진=독자 제공. |
이후 급식은 중단됐고 방학식인 지난 18일까지 학생들에게 빵, 구운계란 등 간편식이 제공됐다. 지난 14일에는 학교 전체에 대한 소독조치를 진행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유관기관과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학부모 B씨는 "안 그래도 시험 이틀 전에 운구차 배웅을 했다는 것에 놀랐는데 이번에 또 이런 일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올해 학부모 총회 때 급식 건의가 많이 들어온 것에 대해 교감 선생님이 '올해 안에 꼭 직영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급식 개선을) 3년째 미루고 있던 건데 엄마들이 화가 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SNS(소셜미디어)에 "(학교가)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비판했다.
대체 급식으로 나온 음식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학생은 "식중독 일로 대체 급식을 준다고 했으나 역시 미흡했다"며 "9시간 동안 학교에서 버텨야 하는 학생으로서 나온 음식들은 간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만이 지속되자 바나나 등 음식 종류를 추가했다.
A학교 관계자는 "전체 검사 결과는 2개월 후에 나온다"며 "학교는 규정에 맞춰서 대응했다"고 밝혔다.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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