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되면 강력한 전체주의 정권 될 것” 단언하고도 대통령실 근무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동국대 누리집 갈무리 |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2025년 펴낸 저서에서 12·3 비상계엄을 “민주적 폭거에 항거한 비민주적 방식의 저항”이라 옹호하고, 윤석열에 대해선 “국민에게 상황의 답답함과 막막함을 알리는 방식으로 계엄을 선택한 것”이라고 두둔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 비서관은 동국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지난 3월 발간한 ‘야만의 민주주의’(미래사)라는 책에서 “대통령의 권한인 계엄 선포를 내란으로 몰아가는 행위는 ‘계엄=내란’이라는 프레임의 여론 선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207쪽)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야당의 민주적 폭거에 항거한 비민주적 방식의 저항이라고 정의한다. 정부가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으로 손발을 묶는 의회 다수당의 횡포를 참을 수 없어 실행한 체계적 행동이었다”(205쪽)고 썼다.
윤석열에 대해선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계엄으로 인해 사람이 죽거나 혹은 다치거나, 국민의 기본권이 제약되거나 자유가 침해되었다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며 “대통령의 행동 방식에 책임질 부분이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205쪽)고 했다.
윤석열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계엄을 선택했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헌법재판소에서 행한 변론에서 윤 대통령이 진정으로 입법부를 뒤집어버릴 생각은 없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였다”며 “‘계몽령’이라는 주장은 보통 사람들이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그는 실제로 국민에게 당시 상황의 답답함과 막막함을 알리는 방식으로 계엄을 선택한 것”(272쪽)이라고 썼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두고선 ‘대통령이 돼선 안 될 인물’로 묘사했다. 그는 “누가 되든 야권의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이념은 세상을 퇴보시키는 것이 분명하지만, 이재명만큼 예측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이재명의 행동이나 이제까지 살아온 행태를 볼 때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강력한 공포의 전체주의적·독선적 정권이 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매우 크다”(306쪽)고 했다.
퀴어 축제와 관련해서도 편향된 인식을 드러냈다. 강 비서관은 “도박이나 마약은 혼자 혹은 소수의 무리가 타인을 침해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행위지만 퀴어 축제 같은 행사는 대규모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와는 다르다”며 “공공장소에서 그런 행사를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므로, 물리적 피해를 주지 않는다 해도 바람직하지 않다”(70쪽)고 썼다.
강 비서관은 2025년 7월2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통령이 (주변에) 국민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도 함께해야 하니 그런 분을 찾아보라’ 해서 제가 추천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강 비서관은 한겨레 보도가 나간 뒤 입장문을 내어 “계엄으로 고통을 겪으신 국민께 책의 내용으로 깊은 상처를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철저한 성찰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의지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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