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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엔 채식’ 한번 시도해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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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엔 채식’ 한번 시도해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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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베네수엘라 교민 철수 계획, 필요 시 신속 집행"
“영양 과잉 현대인 굳이…”
육식 관행 거부 움직임 늘어
SNS선 ‘채식 인증’도 유행
“동물권 생각하는 계기 돼”

여름철 복날이 되면 몸보신을 위해 육식을 하는 관행에 의문을 던지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고 동물권도 함께 부상한 결과다. 동물단체들은 영양 부족으로 더위를 견디지 못했던 과거와는 시대가 달라졌다는 점도 지적한다.

동물단체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는 초복 전날인 19일부터 ‘복날엔, 복스런(run)!’ 캠페인(사진)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SNS에 개 식용 조기 종식과 남겨진 개들을 향한 응원 메시지를 공유했다. 중복(30일)을 나흘 앞둔 26일에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4.6㎞ 러닝’ 또는 ‘4600보 걷기’ 행사를 한다. 식용견으로 길러졌다가 풀려나 입양되지 못한 채 남겨진 46만마리 개들을 생각해서 개고기를 먹기보다는 함께 걷고 뛰자는 취지다.

온라인상에는 ‘복날 채식 인증’도 유행하고 있다. 콩국수, 가지덮밥, 들깨수제비, 팥죽, 버섯보양탕 등 식물성 재료로 만든 복날 음식 사진과 요리법 등이 공유되고 있다.

이상경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팀장은 통화에서 “복날은 본래 삼복더위를 잘 이겨내자는 취지였지, 특정한 음식을 꼭 먹어야 하는 날은 아니다”라며 “단순히 개고기만 반대하는 게 아니라, 공장식 축산을 기반으로 인간의 식욕을 위해 다른 생명을 통제하고 길러내고 학대하는 그 산업 전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국회는 개의 식용 목적 사육·도살·유통 종식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개 식용 산업 종사자들이 단계적으로 폐업하거나 업종을 전환할 수 있도록 2027년 2월까지 유예기간을 뒀다. 법 시행 이후 전체 개 사육농장 약 1500곳의 40%가 폐업했지만, 이로 인해 남겨진 개들은 46만마리에 달한다. 유예기간에도 개들은 여전히 번식되거나 도살당하고 있다.

이 팀장은 “법이 생겼다고 해서 개 식용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남아 있는 개들의 생존권을 위해 번식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이들을 구조하고 보호할 체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흑염소로 축종을 전환하려는 농장주들도 많다”며 “결국 문제는 단순히 ‘개냐 아니냐’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을 어떤 관점으로 대할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영양 과잉’ 사회에서 복날 육식은 불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과거에는 여름철 무더위와 영양 결핍 속에서 단백질이 귀했기에 보양 문화가 형성됐지만, 지금은 오히려 영양 과잉의 시대”라며 “다양한 채소·해산물 등 영양 섭취가 가능한 한국에서 굳이 수입 고기까지 먹으며 환경과 동물, 건강까지 해치는 육식 소비를 이어가는 건 옛 관행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이사는 “여름철엔 동물들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폭염에 시달리다 반죽음 상태로 도축되는 경우도 많다”며 “이런 육류를 과다하게 섭취하는 것은 대장암, 성인병 등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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