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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산청군…산불로 취약해진 환경이 물난리 더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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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산청군…산불로 취약해진 환경이 물난리 더 키웠다

서울흐림 / 7.0 °


[앵커]

이번 폭우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난 '산청'은 올봄 대규모 산불을 겪기도 했습니다. 산불로 나무가 다 타버린 탓에 산사태에 더 취약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심가은 기자가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기자]

거멓게 타버린 산 듬성듬성, 푸릇한 새순이 돋았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번 폭우로 곳곳이 쓸려 내려가며 흙이 훤히 다 보입니다.


지난 3월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를 입은 경남 산청의 중태마을로 들어가는 길, 곳곳이 굴러떨어진 바위로 막혔고 완전히 주저앉은 도로도 있습니다.

마을에 들어섰습니다.

불이 휩쓸고 간 자리, 이번엔 물이 들어차 배수 작업이 한창입니다.


[정완영/경남 산청군 중태마을 주민 : 위에 그 산에서 산사태가 난 게 여기 주차장에 흙물이… 다 막혔어요. 길도 막히고.]

까맣게 그을린 나무가 떠내려왔습니다.

지난 산불 때 타버린 건데요 제 아래엔 여전히 이렇게 빗물이 흘러내리고 있고요.


밀려 내려온 흙과 돌들이 배수구를 완전히 막았습니다.

지난 밤, 하루 만에 내린 1년치 비는 마을을 완전히 덮쳤습니다.

전봇대는 쓰려졌고 집은 떠내려가다 못해 절반이 무너졌습니다.

[신진환/경남 산청군 중태마을 주민 : 3월 달에 산불이 나서 우리 집이라든가 선산, 동네 고사리밭 전부 다 화재가 나서…오늘 또 비가 난리가 나서 어째야 할지 난감하죠.]

불에 타버려 새집을 지으려고 다져놓은 땅엔 다시 어마어마한 토사가 쌓였습니다.

[이윤갑/경남 산청군 중태마을 주민 : 주택을 짓기 위해서 땅을 다지는 데도 있고 하니까 흙하고 자재하고 다 씻겨 내려와 버리니까…30톤 가까이 쓸려 내려왔네요, 여기 한 군데만 해도.]

이번 폭우에 특히 산청 지역 피해가 더 컸던 건 지난 산불로 산림이 훼손됐기 때문입니다.

빗물을 저장하고 땅을 잡아줄 나무가 불타버리면서 산사태에 더 취약해진 겁니다.

지금은 그쳤지만, 추가로 폭우가 쏟아지면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불난리에 물난리까지 겪어야 하는 주민들의 한숨은 깊어만 갑니다.

[영상취재 이현일 영상편집 김영석]

심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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