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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참의원 선거 사전 투표자, 역대 최다… 자민당 '심판 선거' 될까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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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참의원 선거 사전 투표자, 역대 최다… 자민당 '심판 선거' 될까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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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야당 지지하는 젊은 층 "꼭 투표"
여당 승리 기준 50석 미달 가능성 커
자민당 선거 패배 시 '이시바 책임론'


한 일본 여성이 참의원 선거가 실시된 20일 투표소장인 도쿄 도내 학교 체육관에서 투표함에 투표 용지를 넣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한 일본 여성이 참의원 선거가 실시된 20일 투표소장인 도쿄 도내 학교 체육관에서 투표함에 투표 용지를 넣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이 20일 참의원(상원) 선거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가뜩이나 '여당 심판론'으로 자민당에 불리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사전투표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중의원(하원) 선거에 이어 참의원 선거마저 질 경우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 대한 사퇴 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제27회 참의원 선거 투개표가 실시된 20일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투표율은 18.51%로 집계됐다. 3년 전 열린 참의원 선거의 같은 시간 투표율보다 0.26%포인트 낮지만, 1952년 이후 처음으로 연휴 기간(19~21일)에 실시된 투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투표장을 찾은 셈이다.

투표에 대한 열망은 사전투표율에서 드러났다.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사전투표율은 20.58%로 약 2,145만 명이 투표를 마쳤다. 마지막 사전투표일인 19일 수치를 합산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3년 전 참의원 선거 당시 사전투표자 수(약 1,961만 명)를 넘어섰다.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 겸 집권 자민당 총재가 참의원 선거 마지막 선거 운동일이었던 19일 도쿄 도내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 겸 집권 자민당 총재가 참의원 선거 마지막 선거 운동일이었던 19일 도쿄 도내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투표율이 높으면 여당에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야당 지지세가 높은 젊은 층의 투표 의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돼서다. 아사히는 이날 투표 의향 조사 결과를 보도했는데,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72%로 3년 전(66%)보다 높았다. 특히 18~29세 유권자는 54%로, 3년 전(37%)과 비교해 크게 뛰었다.

일본 젊은 층은 이번 선거에서 '반(反)자민당, 친(親)보수 정당'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6일 '비례대표 투표 시 투표하고 싶은 정당'을 조사해 발표했는데, 18~29세에선 국민민주당이 29%로 가장 높았고 참정당이 20%로 뒤를 이었다. 40대와 50대에선 참정당이 각각 21%, 19%로 가장 높았다. 국민민주당은 "실수령액을 높이자"라는 구호로 인기몰이 중인 보수정당이며, 참정당은 '일본 퍼스트'라는 슬로건으로 외국인 차별과 평화헌법 개정을 공약한 우익 정당이다.

야당의 약진으로 자민당 내부에선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 기준인 '여당 50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참의원 임기는 6년으로 3년마다 선거를 통해 의원의 절반을 교체하며, 이번에는 125명을 뽑는다. 연립여당인 공명당 의석수까지 더해 여당이 참의원에서 과반(전체 248석 중 125석)을 유지하려면 선거 대상이 아닌 75석을 더해 50석을 확보해야 한다. 참의원 선거 결과 50석도 얻지 못하면 중의원에 이어 참의원에서도 '소수 여당'으로 전락하고 만다.


선거 패배 시 이시바 총리 퇴진론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 중·참의원 선거 모두 소수 여당이 된 데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사히는 "승리 기준을 밑돌 경우 총리 책임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참패 시 총리가 퇴진하고 정국은 요동칠 것"이라고 짚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