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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산사태 인명피해’ 산청, 피해 지역 모두 ‘취약지역’···예방활동에도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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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산사태 인명피해’ 산청, 피해 지역 모두 ‘취약지역’···예방활동에도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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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토사유출 등으로 10명 사망·4명 실종
3명 숨진 부리·2명 숨진 내리 등 ‘취약지역’ 관리
“시간당 70㎜·누적 400㎜ 넘으면 동시다발 산사태”
경남 산청군 휴게소에 20일 전날 내린 폭우로 인해 차량이 뒤집혀 있다. 2025.07.20 한수빈 기자

경남 산청군 휴게소에 20일 전날 내린 폭우로 인해 차량이 뒤집혀 있다. 2025.07.20 한수빈 기자


경남 산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산사태, 토사유출 등이 발생해 10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됐다. 인명피해가 발생한 산사태 발생 지역 모두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돼 관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산림청과 산청군 등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산청군 관내 ‘산사태 취약지역’은 모두 195곳에 달한다. 관내 지리산(1915m)을 비롯해 군청 기준 동쪽으로는 둔철산(823m), 서쪽으로는 왕산(925m), 서남쪽으로는 이방산(716m) 등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있고, 남쪽으로도 석대산(535m)·백운산(515m) 등 산지가 즐비해있다.

산청군에서 산사태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역 모두 취약지역에 속한다. 산청읍 부리(사망3), 산청읍 내리(사망2), 단성면 방목리(사망1·실종1) 등 세 곳 모두 산림청이 지정한 산사태 취약지역이다. 이 중 산청읍과 단성면은 가장 최근인 2023년에도 각 한 건씩 산사태 발생이력이 있다. 이들 지역은 올 3월 영남 산불로 피해를 본 지리산 자락의 시천면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곳들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산청군에서는 15건 이상의 크고작은 산사태가 발생했다. 단성면 운리·백운리 등 실제 산사태가 난 지역 상당수 역시 산사태 취약지역이다. 산림청 집계에 따르면 산청군에서는 2019년~2023년 말 사이 총 23건의 산사태가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태풍 ‘마이삭’이 경남을 관통했던 2020년에만 18건의 산사태가 발생했다.

경남 산청군 신안면 옛 문대교가 20일 전날 내린 폭우로 붕괴돼 있다. 2025.07.20 한수빈 기자

경남 산청군 신안면 옛 문대교가 20일 전날 내린 폭우로 붕괴돼 있다. 2025.07.20 한수빈 기자


지역 특성상 산청군은 매년 산사태 예방활동을 펼쳐왔다. 올해도 5월16일에 ‘산사태 대응 공무원 역량 강화’를 통해 대응 교육을 실시했고, 6월19일에는 ‘장마·태풍 대비 산사태취약지역 집중 관리’를 통해 관내 195곳 취약지역에 대한 일제 점검을 벌이기도 했다. 6월27일에는 시천면 상지마을에서 산사태 대비 주민 사전대피 훈련을 벌이고, 산사태 우려지역 27곳에 대해 응급복구를 실시하기도 했다.

다만, 집중호우 기간 동안 산청에만 누적 700㎜, 시간당 100㎜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탓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사태에 속수무책이었다.


2011년 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지에 실린 ‘경남지역 산사태 발생지의 강우 및 지형특성분석’ 연구에서 2002년·2003년·2006년에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가 발생한 경남 산청·함양·거창의 산사태 유발 요소에 대해 분석한 바있다.

연구에서는 이 지역 산사태가 유발되는 시간당 강우량 기준을 30~75㎜, 누적강우량은 약 230㎜로 분석했다. 또한 ‘동시다발적 산사태’가 유발되는 기준으로는 시간당 강우량 70㎜, 누적강우량 400㎜를 제시했다. 이에따르면 산청 지역에 내린 이번 집중호우는 동시다발적 산사태를 유발하기에 충분한 양이었던 셈이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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