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견해 밝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7일 경북 경주 한 호텔에서 열린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
“희망찬 이야기를 드렸으면 하는데 별로 희망찰 것 같지는 않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7일 경북 경주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제조업 위기와 나아갈 방향’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최 회장은 이어 “2000년대, 2010년대 중국이 계속 커지며 한국 제조업이 상당히 호황을 맞았다”면서 “그런데 그쪽(중국)의 제조업 실력이 점점 업그레이드되다 보니 중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점점 줄어들고, 제3국 시장에서 중국을 전부 경쟁자 형태로 맞이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2010년대 중반부터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과 한국의 하락을 지적했지만 장기적 대책을 내놓지 못해 한국 제조업이 ‘잃어버린 10년’을 맞이했다고 봤다.
그는 “10년 전부터, 솔직히 저뿐만 아니라 상당히 많은 사람이 경고를 했다”며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 새로운 산업 정책과 전략을 내놓고 끌고 가야 한다고 여러 번 주지했지만 불행히도 별로 받아들여지지는 않고 ‘잘 되고 돈 잘 버는데 뭐’ 이런 개념들이 존재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그 바람에 저희가 잃어버린 10년을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10년 동안 제자리걸음 걷고 있었고, 제자리걸음뿐만 아니라 제조 시설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지고 노화됐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신 전환을 꼽았다. 그는 “여태까지 잘했으니 앞으로도 잘될 걸로 생각하는, 너무 근거 없는 낙관론이 많다”며 “지금은 AI 시대다. AI로 다시 제조업을 일으키지 못하면 제조업은 불행히도 향후 10년 후면 거의 다, 상당 부분이 퇴출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AI에서 앞서 있는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라도 일본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최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데이터 양이 적다”며 “AI를 잘하기 위해서라도 일본과 손잡고 서로 데이터 교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혼자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들이 상당히 존재한다”며 “양국의 데이터를 섞고 쓸 수 있어야 조금이나마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 경제 공동체 추진도 언급한 그는 “왜 일본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더 좋은 옵션이 있으면 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주 |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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