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주최한 '무엇을 할 것인가?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 토론회에서 연사로 초대된 전한길씨(오른쪽). 뉴스1 |
국민의힘이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반성과 쇄신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긴커녕 불법계엄과 대통령 탄핵의 수렁으로 다시 걸어들어 가는 형국이다.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입당에 대한 당의 대응은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불법계엄을 옹호한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설파하고 있는 인사다. 그가 지난달 입당 신청을 하고 당이 허용한 사실이 17일 뒤늦게 알려졌다. 당원 자격 심사 등 자정 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전씨는 다음 달 22일 열리는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수만 명을 입당시켜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표를 세우겠다고 주장했다. “전한길을 품어야 국민의힘이 산다”는 궤변도 했다. 그가 직접 출마할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친윤 의원들이 최근 전씨를 잇달아 초청해 연설을 듣는 등 판을 깔아 준 책임이 크다. ‘도로 윤석열당’도 어이없는 마당에 제1 야당이 ‘전한길당’이 될 걱정까지 해야 하는 참담한 상황이 됐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미온적으로 대응하다 18일에서야 “적절한 조치의 검토를 지시했다”고 했다. 출당 등 원칙적 조치로 전씨 및 아스팔트 보수나 극우세력과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 그게 대중정당으로서 국민의 건강한 양식에 부합하는 길이다.
당을 퇴행에서 구해야 할 혁신위는 수준 낮은 ‘다구리’ 공방에 휘말렸다. 다구리는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을 괴롭히고 비난한다는 뜻의 속어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17일 비대위원회에서 다구리를 당했다고 말했다. △당헌·당규에 계엄·탄핵 사과 명시 △윤상현, 장동혁, 나경원, 송언석 등 친윤 인사 인적 청산 △당대표를 100% 여론조사로 선출 등의 혁신안을 친윤이 장악한 당지도부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당 주류의 기득권 고집과 혁신위의 일방통행이 충돌하며 혁신위가 또다시 파국의 길로 가고 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2주 연속 19%를 찍었는데도 위기감이라고는 없다. 국민의힘이 어디까지 추락할지 걱정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