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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시장, 기억 너머로…마지막 골목길을 걷다

OBS 조유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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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시장, 기억 너머로…마지막 골목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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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인천역 개발로 사라질 운명에 놓인 '양키시장'. 한때는 미제 물건과 수입 청바지로 북적이던 이 골목도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시장을 찾았습니다.
조유송 기자입니다.

【기자】

좁은 골목길 사이 아직 불이 꺼지지 않은 수선집.


수십 년 된 재봉틀과 손때 묻은 다리미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곱창 골목도 문을 열고, 여전히 단골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970~80년대 수입 청바지와 미제 커피, 군복과 수입 담배가 유통되며 '양키시장'으로 불린 이곳.


당시로선 귀한 물건을 구하기 위해 전국에서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조현정 / 인천시 중구: 제가 결혼할 때 여기 한복집 있잖아요. 거기서 한복을 하고, 이불을 여기서 했어요. 할머니가 담배를 피우셨는데, 여기 와서 담배를 샀다, 옛날에는 다 이쪽에 와서 수입 담배를 사서 피우셨다….]

20년 가까이 개발이 표류했지만, 최근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가 토지보상 절차에 나서면서 이제 철거는 시간문제입니다.


[조경자 / 인천시 미추홀구: 엄마랑 맛있는 순댓국 먹으러 오고, 미제 사탕 사러, 이거 사탕 하나만 들고 오면 학교 다닐 때 애들이 우와 막 이랬잖아요. 근데 그 추억거리가 없어지니까….]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는 이곳의 마지막을 남기기 위해 시민단체가 나섰습니다.

양키시장 위에 지어진 '오성극장', 시장 지붕 위에 자리한 단독주택과 공동 화장실까지.

이제는 보기 힘든 현대사의 단면입니다.

[유동현 / 전 인천시립박물관장: 우리가 굉장히 어려웠던 시절에 어쩔 수 없이 블랙마켓으로 미제 물건들이 음지로 유통이 됐던 곳이거든요.]

양키시장은 개발로 사라지겠지만, 켜켜이 쌓인 기억은 기록으로 남습니다.

OBS뉴스 조유송입니다.

<영상취재: VJ김호준 / 영상편집: 김민지>

[조유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