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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전까지 손 묶이나…국힘, ‘혁신’ 놓고 내부 갈등만

매일경제 이상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lee.sanghy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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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전까지 손 묶이나…국힘, ‘혁신’ 놓고 내부 갈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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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씨 입당에 전현직 비대위원장 충돌
‘인적쇄신’ 지명 후폭풍…윤희숙 “다구리”

8·22 전대 앞두고 당권 경쟁 가능성
친한계 일각 “당 극우 정당화 우려”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당 쇄신 방향 잡지 못하고 표류하는 국민의힘
6·3 대선 패배 이후 당의 쇄신 방향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이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혁신위원회가 일부 의원을 쇄신 대상으로 지목한 뒤 당내 갈등이 외부로 표출된 데다 전 한국어 강사 전한길씨의 입당까지 겹치면서 갑론을박하는 모습이다.

안철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위원장을 사퇴하고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7.7[이충우기자]

안철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위원장을 사퇴하고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7.7[이충우기자]


당의 중진이자 전당대회 출마를 예고한 안철수 의원은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희숙 혁신위원장의 혁신 의지는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저도 이견이 있지만, 당 개혁이 필요한 절박한 때라는 데에는 같은 생각일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는 윤 위원장이 최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을 ‘1차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한 뒤 논란이 된 것과 관련, 윤 위원장에 힘을 실어주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윤 위원장은 전날 비대위의 반응이 “그냥 다구리(몰매)였다”고 표현한 바 있다.

윤 위원장은 또 SNS를 통해 당 중진들에 ‘총선 불출마 선언’을 촉구하기도 했다. “2004년 차떼기로 당이 존폐의 위기에 처했을 때 당 대표를 필두로 37명의 중진들이 불출마 선언을 한 건 당을 소생시키고, 젊은 정치에 공간을 열어줬다”는 게 그의 당부였다.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인적 쇄신안’ 후폭풍...전한길 입당 논란까지
그러나 인적 청산 대상으로 지목된 이들 외에도 지도부를 비롯한 당 전반의 기류는 싸늘하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다구리? 표현이 너무 과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장 의원 등 실명이 거론된 이들 역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파면 정국에서 ‘반대’에 앞장섰던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본명 전유관)의 입당 소식까지 뒤늦게 전해지면서 당 내부의 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전씨는 지난달 9일 입당했으나, 당 지도부는 최근까지도 그의 입당 여부를 알지 못했다.


전씨의 입당은 국민의힘 안팎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 상태다. 국민의힘이 지난 대선에서 패한 건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민심 이반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탄핵 반대론을 이끈 강경 보수층의 입당이라는 데서다.

친(親)한동훈계 인사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전광훈 목사의 자유통일당만 들어오겠다고 하면 국민의힘은 극우 정당화하는 게 아닌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개인의 입당에 대해 호들갑 떨 것 없다”고 밝혔으나, 직전 비대위원장이었던 김용태 의원이 이날 “불법 계엄 단절이 보수 재건의 전제다. 이를 호들갑으로 치부하면 당의 미래는 없다”고 반박하면서 전현직 비대위원장 간 충돌도 외부에 표출됐다.


지난 5월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선 경선에 참여한 한동훈·김문수 후보가 퀴즈를 풀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5월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선 경선에 참여한 한동훈·김문수 후보가 퀴즈를 풀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전당대회 전까지 ‘혁신’ 일궈낼지 미지수
김 의원은 “여당이 말도 안 되는 장관 후보자를 내세우는 이 상황에도 계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국민의 눈초리만 자초하고 있다. 안타까움을 넘어 통탄스럽다”고 호소했다. 전날에도 그는 “(전씨의 입당 당시 비대위원장인) 제가 알았다면 입당을 막았을 것”이라고 했다.

전현직 지도부 인사들과 여러 중진 등의 내홍이 연일 심화하고 있지만, 내달 전당대회 전까지는 유의미한 ‘혁신’을 일궈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신임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내달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해 7·23 전당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주요 인사 간 당권 경쟁이 과열되며 ‘대선 책임론’ 등을 놓고 균열이 심화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전당대회 룰을 기존처럼 당원투표 80%, 국민여론조사 20%로 하는 만큼 당심(黨心) 경쟁에 주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데서다.

윤 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여론조사 100%로 당대표를 선출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당헌 개정을 전제로 한 것이기에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함인경 대변인은 “먼저 당헌 개정에 관한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는 선관위에서 결정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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