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 주도 팔지 않았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배우자의 주식 거래 논란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힘 등 일부에선 정 후보자의 배우자가 코로나19 당시 주가가 급등락한 ‘코로나 수혜주’를 보유한 사실을 들어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당시 정 후보자는 질병관리청장으로 재직하며 코로나19 방역을 진두지휘하던 때다. 하지만 주식을 매도하지 않은 점을 정 후보자가 확인하면서 관련 의혹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현재까지 한 주도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으며, 이익을 실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대한 답변이다. 그간 의혹은 정 후보자 배우자가 코로나 수혜주로 한 때 분류된 창해에탄올 주식 거래와 관련된 것이다. 배우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수년 전부터 해당 기업의 주식을 보유해왔으며 이후에도 조금씩 보유량을 늘려왔다. 현재도 해당 기업의 주식 5천주를 보유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창해에탄올은 (배우자가) 2016년부터 보유하고 있었고 한 주도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 주가 변동에 따른 시세 차익을 크게 봤다는 건(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20년 코로나19가 유행했을 때 창해에탄올이 손세정제까지 사업을 확대했다는 사실을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알았으면 해당하는 조처를 했을 텐데 몰라서 통상적인 주식 거래를 했다”고 덧붙였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정 후보자 배우자의 주식 투자 의혹과 관련해 매수·매도 시기를 포함한 상세 거래내용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
창해에탄올은 소주의 원료가 되는 주정 업체로 국세청의 관리를 받는 기업이다. 이 회사가 코로나19 수혜주로 한 때 분류된 건 이 회사가 2020년 3월 정관을 변경하면서 손소독제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면서다. 그 영향으로 그 해 3~4월 주가가 급등락한 바 있다. 손소독제 사업 매출 비중은 1% 내외로 알려졌다. 다만 정 후보자는 “이해 충돌의 문제가 없었는지 세밀하게 살펴보지 못한 것에 대해선 송구하며 이런 부분들을 충실히 관리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국민의힘은 그럼에도 정 후보자의 배우자가 창해에탄올로부터 배당을 받은 점을 따져 묻고 있다. 하지만 배당 소득은 주식 보유에 따라 발생하는 소득인 터라 주가 변동에 따른 시세 차익과는 거리가 멀다. 정 후보자가 “이익을 실현한 바 없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트집 잡기 공세에 가깝다는 뜻이다.
정 후보자는 배우자의 농지법 위반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정 후보자는 “1980년 후반 강원 봉평에서 공중보건의를 하면서 알게 된 지인 가족과 30년간 농사를 같이 지었다”며 “상황에 따라서 많이 갈 수도 있었고 적게 갈 수도 있었지만 친환경 농사와 자급 영농을 지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사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청문위원들이) 보실 수 있겠으나 저희 가족이 최선을 다해 지었다. 현지에 공동경작하는 분과 그분의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해 농사를 짓긴 했지만, 중요한 작업들은 같이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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