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우보세]'타코' 트럼프가 미국을 살릴 수 있다?

머니투데이 김하늬기자
원문보기

[우보세]'타코' 트럼프가 미국을 살릴 수 있다?

속보
멕시코 동부에서 버스전복, 8명 사망 19명 부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취임 6개월간 외신으로 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전연승'을 거두는 것처럼 보인다. 일단 전세계를 향해 기본 관세를 통보했고, 5월과 6월 미국의 관세수입이 전년대비 4배 이상 늘었다. 두 달 동안 거둔 수입만 약 514억달러(7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국가별 추가 관세 수위를 두고 트럼프는 협상 기한을 연거푸 미루면서까지 각국의 정상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 농수산물 시장 개방 압박, 국방비 부담 등 여러가지 미국 우위 조건을 관세 협상 테이블에 올릴 기세다.

협상이 제대로 안 풀리면 화끈하게 때린다는 점도 전세계에 알렸다. 그는 이란과의 핵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이란 본토의 핵 관련 시설 3곳을 폭격하고 생방송으로 대국민 승리 선언까지 했다. 자신의 공약이었던 교육부 해체 및 직원 대규모 해고 결정에 대해 연방 법원이 사실상 허용한다는 판단을 내려주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좀 더 의기양양해졌다. 이민자 추방 지침은 지난달 전국적인 반대 집회까지 번지기도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강경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약점을 이용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전투에서 승리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쟁에서는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반기 경기침체, 부채, 인플레이션, 메디케이드와 푸드스탬프 삭감에 대한 분노 등 여러가지 경제요소가 트럼프 행정부를 뒤흔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관세는 부작용이 드러날 조짐이 있다. 이미 6월 물가상승률 보고서에서 식품을 비롯해 수입품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가격이 오른 장난감(1.8%), 가전제품(1.9%), 탄산음료(1.7%)는 민심을 점차 흉흉하게 만든다.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쓴 뉴욕증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가계 자산 중 주식 비중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는데, 증시가 트럼프의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만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괜찮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도 트럼프의 '변덕' 앞에서 어떤 희생을 치러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여론도 흔들리고 있다. CNN의 이번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42%를 기록했다. 지난주 이코노미스트/유고브가 실시한 국정 수행 지지율은 41%까지 떨어졌는데, 반대로 그의 직무 수행에 대해 불지지한다는 응답은 55%로 높다. 다만 CNN은 "주택이나 식료품 가격 등에 대한 불만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지만, 그 낙폭이 아직까지는 크지 않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 원인에 대해 "대통령의 끊임 없는 국민 심리 공격으로 모두가 그의 충격적인 정치 스타일에 다소 무감각해진 듯하다"고 진단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외신들은 현재 상황의 해법을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 먹고 물러선다)'에서 찾고 있다. 시장이 흔들리면 항상 물러서면서 자신이 내뱉은 말들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트럼프의 또 다른 모습, '타코'만이 상대국뿐 아니라 현재의 미국 상황을 더 나쁘지 않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지켜만 봐야 하는 동맹국의 고심이 깊어진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