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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P 틈새공략' 나선 K-배터리…"中 추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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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P 틈새공략' 나선 K-배터리…"中 추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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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현 기자]
ESS용 LFP 배터리가 대규모 양산되는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 근무 직원이 배터리 생산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ESS용 LFP 배터리가 대규모 양산되는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 근무 직원이 배터리 생산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중국이 독점하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에 국내 배터리 업계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와 에너지장치(ESS) 시장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채택률이 빠르게 증가함과 동시에, 미국 등 탈중국 수요가 증가하면서 한국 기업의 시장 진입에 돌파구로 작용하게 될지 주목된다.

"국내 3사, LFP 시장 진출 본격화…늦어도 2027년 양산할 듯"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기존 주력해 온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서 LFP 배터리 생산라인 확대에 나서며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3사 전부 생산과 관련된 기술 개발은 완료한 상태로 양산을 위한 글로벌 주요 고객사와의 협의 과정에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법인으로 설립된 배터리 셀 생산업체 '얼티엄셀즈'는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있는 2공장의 생산라인을 개편해 저비용 LFP 배터리 양산 체제를 마련한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1공장에서는 삼원계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생산을 이어가고, 2공장은 올해 말 LFP 배터리 설비 라인으로 전환해 2027년 말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은 국내 배터리 3사 중 처음이다.


이와 함께 미국 오하이오주 공장에선 ESS용 LFP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기로 했다. 16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용 라인을 구축 중으로 2026년 양산이 목표다.

이를 계기로 LG엔솔은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장 진출과 미국 내 생산 체제를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SK온은 LFP 배터리와 관련된 기술 개발이 완료돼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지난해 '인터배터리' 현장에서 "향후 고객과 구체적 협의 완료 시 2026년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북미 시장에선 ESS용 LFP 배터리 생산 거점과 기술 내재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엘앤에프와 LFP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기존 설비 일부를 전환해 AI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전기차용 LFP 배터리의 차별화된 플랫폼을 이미 완성한 상태로 양산시점은 2027년으로 보고 있다.

울산 마더라인에는 ESS용 LFP 배터리 설비를 구축,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해 글로벌 공급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中 독점한 LFP 배터리, 美 관세 정책을 돌파구로 노려야"

최근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LFP 배터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불황이 길어지자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 전략 트렌드가 바뀌는 모습이다.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지만, 소재 단가가 낮고 화재 위험이 적어 전기차뿐만 아니라 ESS 대중화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간 LFP 배터리 시장은 중국 닝더스나이(CATL)과 바야디(BYD)가 7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했고, 국내 배터리 업계는 NCM 배터리에 주력해 왔다.

지난해부터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은 저가형 모델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며 '고성능'보다는 '가격 경쟁력' 전략을 앞세우는 태세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그 배경에는 기존 NCM 배터리의 핵심 광물 니켈·코발트 등의 핵심 광물 가격 급등과 LFP 배터리 자체의 성능 개선이 동시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ESS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중국의 CATL이 38%로 1위, BYD가 15%로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중국의 LFP 배터리 점유율이 높은 가운데 국내 업계는 뒤늦게 시장에 입성했지만,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고율 관세 정책으로 기회작용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 중이다. 실질적으로 중국의 미국 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상태며, 특히 전기차 보조금에서도 중국산 광물과 부품을 배제했다. 국내 업계는 이 때를 틈새 공략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소재 산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국내 셀 기업들의 LFP 생산 본격화는 GM이 쉐보레 볼트, 에퀴녹스 등 중저가 전기차 모델에 LFP 배터리 탑재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라며 "GM을 필두로 BMW, 포드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LFP 트림을 잇따라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하원을 통과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수정안에 따르면, 향후 AMPC(배터리 제조 인센티브 제도)에 FEOC(해외우려단체) 조건이 적용될 수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LFP 전환 필요성이 부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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