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펜타닐 유통 처벌 강화 법안에 서명한 뒤 이를 들고 있다. /로이터=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펜타닐을 보내는 사람들이 사형에 처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펜타닐 유통 처벌 강화 법안(Halt Fentanyl Act) 서명식에서 "중국이 현지에서 펜타닐을 만들어 우리나라로 보내는 사람들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펜타닐 유통 처벌 강화 법안은 펜타닐 관련 물질을 마약관리법상 제1급 마약으로 영구 분류하고 밀매·유통 사범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멕시코 등을 통해 미국에 펜타닐을 많이 보내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피해를 보상받겠다며 중국에 '펜타닐 관세' 20%를 부과했다. 이후 4월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중국에 125% 관세를 추가 부과했다. 이에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125% 맞불 관세로 대응했다. 이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회담을 갖고 145% 추가 관세를 30%로 낮추기로 합의했으나 이중 펜타닐 관세 20%는 그대로 유지했다. 중국도 대미 관세를 10%로 낮췄다.
당시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중국 범죄자들과 많은 북미 마약상, 특히 멕시코 카르텔 사이에 상당한 상호작용이 있음을 목격했다"면서 중국이 자국 내 마약 사용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처럼 "미국인들을 중독시키는 사람들에게도 가혹한 조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마약 단속을 강화하고 이를 언론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지난해 중국에서 마약 관련 형사 사건 3만7000건이 해결됐고 이는 전년보다 12.9% 감소한 수치라고 강조했다. 또 펜타닐 전구체인 4-피페리돈과 1-boc-4-피페리돈 두 가지를 통제 화학물질 목록에 추가했다. 외신들은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펜타닐 규제 정책에 호응하는 움직임으로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기자들에게 "중국이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계속 소통하고 있는데, 그들은 큰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뭔가를 하려는 의지가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이날 서명식에는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45만명 이상이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으며 수백만 명이 펜타닐에 중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 법안에 서명하며 펜타닐이라는 재앙에 상처 입은 모든 가족을 위해 정의를 실현하는 역사적인 발걸음을 했다"고 말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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