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첫 방송하는 JTBC 금요시리즈 <착한 사나이> 포스터(왼), 다음달 23일 KBS와 디즈니플러스에서 첫 방영되는 드라마 <트웰브> 포스터(오른쪽). JTBC, STUDIO X+U 제공 |
올 하반기 방송가엔 드라마 편성 수싸움이 치열하다. JTBC는 금요일 드라마를 이번주부터 새로 편성하고, KBS도 수목 미니시리즈를 주말로 옮길 예정이다. 시청자들의 TV 시청이 그나마 용이한 금·토·일로 편성을 모는 전략이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드라마의 약진과 TV 시청자의 감소 등으로 정체기에 빠진 TV 드라마가 자구책을 찾고 있는 것이다.
JTBC ‘드라마틱 위켄드’ 스페셜 티저 영상 속 금요시리즈 소개 발췌. JTBC 제공 |
JTBC는 “주말 안방을 장악하겠다”며 ‘금요시리즈’를 신설했다. 매주 금요일 저녁(오후 8시50분) 드라마 두 화를 연속 공개한다. <굿보이> 등 기존 토일드라마를 유지하며 금요일 드라마를 추가 편성한 것이다. 이틀이 아닌, 하루에 두 편을 공개하는 파격적인 편성은 OTT로 몰아보기(빈지 와칭)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변화한 시청 형태가 반영된 결과다.
오는 18일 1·2화가 방송되는 이동욱, 이성경 주연의 <착한 사나이>가 금요시리즈 첫 타자다. 3대 건달 집안의 장손 석철(이동욱)이 가족과 직장, 사랑을 지키기 위해 겪는 일을 담는다. JTBC 관계자는 “금요시리즈에는 장르적 특성이 있는 다양한 드라마를 편성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착한 사나이>후속으로는 <마이 유스>(송중기·천우희 주연), <러브 미>(서현진 주연) 등 로맨스물이 대기하고 있다.
수목미니시리즈를 잠정 중단하고 주말에 편성된 8부작 드라마 <트웰브> 속 배우 마동석. KBS 제공 |
KBS는 8월 말부터 현재의 KBS 2TV 수목미니시리즈를 토일 시간대로 옮긴다. 시청률 20%대 주말드라마(<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를 보유하고 있는 KBS는 토일 주말드라마에 미니시리즈를 붙여 편성해 시청률 낙수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수목극이었던 <24시 헬스클럽>이 시청률 1%대로 종영했고, 방송 중인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도 2~3%대에서 고전 중인만큼 수목드라마를 잠정 중단하는 KBS의 결정을 이해할 수 있다.
또다른 현상은 ‘TV 드라마’와 ‘OTT 시리즈’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것이다. 장르도, 캐스팅도, 짧은 편수 등 드라마의 성격자체가 OTT시리즈스러운 공중파 드라마들이 나오거나 아예 OTT 시리즈를 재방영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국내외 OTT가 거듭 화제작을 내놓으며 기존의 드라마 강자였던 방송사들이 OTT의 문법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당장 KBS 토일미니시리즈 첫 타자인 작품 <트웰브>는 공영방송 KBS에서보다 상업 OTT에 어울릴 법한 드라마다. 다음달 23일 첫 방송되는 드라마는 12천사들이 인간 세계를 지키기 위해 악의 무리에 맞서 전투 벌이는 8부작 액션 히어로물로 배우 마동석, 박형식, 서인국, 성동일, 이주빈 등으로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트웰브>는 동양의 12지신을 캐릭터화한 것이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다.
특히 LG 유플러스의 스튜디오 ‘STUDIO X+U’가 제작한 이 작품은 KBS뿐 아니라 디즈니플러스에서도 동시 공개된다. STUDIO X+U의 투 트랙 계약으로 작품 정보가 ‘채널 디즈니+, 편성 KBS2 토일 오후 9시20분’으로 명시돼 있다. KBS 측은 “기존 주말극을 애정하는 가족 단위 시청층뿐 아니라 황금시간대 2049 타깃층까지 사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MBC 편성 알림 예고 영상. MBC 제공 |
MBC는 아예 2022년~2023년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를 ‘특선시리즈’로 편성해 방송 중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디즈니플러스 <무빙>을 편성했던 것에 이어 두 번째 협업이다. 카지노 시즌1(8부작)은 오는 26일까지 금토드라마로, 시즌2는 9월14일까지 일요드라마로 공개한다. 강윤석 감독 연출, 최민식 주연의 이 시리즈는 19세 이상 관람가인데도 시청률 4%대로 출발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항간에서는 OTT 의존이 반복된다면 방송 드라마의 콘텐츠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앞서 지난 4월, <카지노> 편성 소식에 MBC 드라마국 PD 등 53명은 편성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MBC가 OTT 재방송 채널이냐”며 “애초 제작 예정이던 드라마를 내년으로 미루는 방식은 올해 재정 흑자를 인위적으로 달성하려는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