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재개된 H20 모델, 중저가형…中외 수요처 제한
H20 발판으로 고성능 모델 수요 늘면 '훈풍' 가능
엔비디아의 AI가속기 H20 모델에 대한 중국 수출 재개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곧바로 삼성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 개선에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규제가 풀린 제품이 중저가형 모델인 만큼 당장은 직접적인 수혜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이번 판매 재개를 시작으로 AI 가속기 수출 전반에 대한 규제가 느슨해진다면 훈풍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엔비디아 중국 수출의 '냉정한' 상황
17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중국에 AI가속기 모델 중 하나인 H20에 대한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은 엔비디아의 AI가속기가 전략적 자산이라는 판단 아래 대중국 수출을 중지했었는데, 이에 대한 규제가 일부 완화하면서 다시 수출이 가능해진 거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중 AMD 역시 수출이 재개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H20 발판으로 고성능 모델 수요 늘면 '훈풍' 가능
엔비디아의 AI가속기 H20 모델에 대한 중국 수출 재개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곧바로 삼성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 개선에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규제가 풀린 제품이 중저가형 모델인 만큼 당장은 직접적인 수혜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이번 판매 재개를 시작으로 AI 가속기 수출 전반에 대한 규제가 느슨해진다면 훈풍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엔비디아 중국 수출의 '냉정한' 상황
17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중국에 AI가속기 모델 중 하나인 H20에 대한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은 엔비디아의 AI가속기가 전략적 자산이라는 판단 아래 대중국 수출을 중지했었는데, 이에 대한 규제가 일부 완화하면서 다시 수출이 가능해진 거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중 AMD 역시 수출이 재개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엔비디아 AI가속기 수요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재개됨에 따라 AI가속기용 HBM을 납품하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이 수혜를 보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냉정하게 살펴보면 이를 마냥 좋은 소식이라고 받아들이기에는 섣부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에 엔비디아가 납품을 재개하기로 한 H20 모델의 경우 '중저가'형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 모델 자체는 엔비디아의 핵심 AI가속기에 비해 성능이 낮다. 미국 정부의 중국 수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계속해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실제 올해 초 중국의 AI서비스인 '딥시크'가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던 것도 높은 성능은 내면서도 최고급 사양이 이 모델을 쓰면서 구현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H20 모델에는 HBM3가 탑재된다. 현재 가장 고성능 AI가속기에는 다음 세대인 HBM3E가 들어간다. HBM3는 HBM3E와 비교해 가격이 크게는 절반이상 저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HBM이 반도체 제조 기업에게 핵심이라고 평가받는 수익성 부분을 검증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여기에 더해 HBM3는 성능이 HBM3E 보다 뒤떨어져 관련 기술력을 뽐내기도 어렵다.
업계 한 관계자는 "H20모델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3가 모두 들어가기는 한다"라면서도 "다만 이번 수출규제 완화는 엔비디아의 재고를 털어내는 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에 이번 수출로 HBM을 추가 납품에 대한 기대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가 H20모델 수출 규제를 발표하자 해당 모델을 재고로 쌓았고 올해 1분기 45억달러 규모의 재고평가손실을 반영했다.
이어 "H20 모델이 중저가 모델인 만큼 중국 거래처 외에는 사실상 수요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라며 "AI가속기 전체 시장 수요를 크게 이끌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크게 호의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發 희망 남아있는 이유
다만 이번 H20 수출이 더 고성능의 AI가속기를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수출 재개 자체는 긍정적이란 분석도 있다.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역시 현재 중국을 찾아 "초고성능 AI가속기의 중국 수출을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고부가 가치 모델인 HBM3E 수요가 늘어나면서 SK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자 역시 엔비디아발 훈풍에 올라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현재 HBM은 1년치 물량이 이미 계약이 돼 있고 내년 물량에 대한 협의도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중국에 고성능 AI가속기 수출이 가능해진다면 대부분의 HBM3E 물량을 책임지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나홀로 공급이 사실상 어려워 삼성전자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 역시 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AMD 등 범용 AI가속기를 만드는 기업들 역시 적극적으로 고객사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열리면 HBM 수요가 이전보다 폭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의 국제 정세가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가 현재 가장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HBM3E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최근 AMD는 차세대 AI가속기에 삼성전자의 HBM3E를 탑재했다.
앞선 관계자는 "엔비디아 역시 지속적으로 삼성전자의 HBM3E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고 공급처 다양화도 꾀하고 있다"리며 "기술력을 어느정도 끌어올린 상황에서 수요까지 증가되는 겹경사도 기대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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