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승려 9명과 부적절 관계
태국 당국 "승려 관련 법 규정 강화"
태국에서 유명 사찰의 주지 스님 등 고위급 승려들과 성관계를 맺은 뒤 이를 빌미로 거액을 뜯어낸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일반 승려가 연관된 사건은 간간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사회적 지위가 높은 승려들이 무더기로 관련된 스캔들은 매우 이례적이다. ‘불교의 나라’ 태국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17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전날 중부 논타부리주(州)의 고급 주택 단지에서 30대 중반 여성 위라완 엠사왓을 체포했다. 위라완은 지난 3년간 고위 불교 승려들을 유혹해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입막음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위라완의 휴대폰 5대와 노트북을 압수해 분석한 결과, 승려들과 찍은 사진·영상 8만여 건이 발견됐다. 스님들과 성관계를 맺은 뒤 이를 이용해 협박·갈취한 사실이 담긴 채팅 기록 수천 건도 발견됐다.
태국 당국 "승려 관련 법 규정 강화"
지난달 29일 태국 방콕의 한 사원에서 열린 승려 서품식에서 신규 승려들이 고승들에게 예의를 갖추고 있다. 방콕=EPA 연합뉴스 |
태국에서 유명 사찰의 주지 스님 등 고위급 승려들과 성관계를 맺은 뒤 이를 빌미로 거액을 뜯어낸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일반 승려가 연관된 사건은 간간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사회적 지위가 높은 승려들이 무더기로 관련된 스캔들은 매우 이례적이다. ‘불교의 나라’ 태국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17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전날 중부 논타부리주(州)의 고급 주택 단지에서 30대 중반 여성 위라완 엠사왓을 체포했다. 위라완은 지난 3년간 고위 불교 승려들을 유혹해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입막음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위라완의 휴대폰 5대와 노트북을 압수해 분석한 결과, 승려들과 찍은 사진·영상 8만여 건이 발견됐다. 스님들과 성관계를 맺은 뒤 이를 이용해 협박·갈취한 사실이 담긴 채팅 기록 수천 건도 발견됐다.
위라완과 연루된 승려는 현재까지 9명으로 파악됐다. 상당수는 왕실 행사에 참석하는 고승, 불교 고등위원회 회원, 수십억 원대 사찰 재정을 관리하던 인물, 유명 사찰 주지스님 등 태국 불교계에서 명망 높은 인물들이었다.
위라완이 갈취한 금액은 약 4억 밧(약 160억 원)에 달한다. 그는 방콕의 한 유명 사찰 주지 스님에게는 임신을 주장하며 양육비 명목으로 720만 밧(약 3억7,000만 원)을 요구했다.
또 다른 60대 스님에게는 사적 관계 사실을 발설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사찰 계좌에서 38만 밧(약 1,620만 원), 개인 계좌에서 1,280만 밧(약 5억4,700만 원)을 송금 받았다. 갈취한 돈 대부분을 온라인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관 관련된 승려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승려를 신고할 수 있도록 제보 페이스북 페이지까지 개설했다.
태국은 인구의 90% 이상이 불교 신자다. 일상과 문화 전반에 불교가 깊게 뿌리 내렸으며, 고승들은 왕실과도 긴밀한 관계를 갖는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태국 불교의 도덕성과 권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품탐 웨차야차이 총리 권한대행은 이번 사건으로 타격을 받은 불교계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당국에 사찰 재정 투명성 제고 등 승려·사찰 관련 법 규정 강화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