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경찰서 강력2팀이 지난 5월29일 한 마약 유통책이 경기 성남 야산에 묻어둔 대마를 찾아내는 장면. 강력2팀은 해당 마약 유통책을 검거하면서 한국인 여성 마약 유통책과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한 태국인 3명까지 총 5명을 연이어 검거했다. /사진=서울 광진경찰서 강력2팀 제공. |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죠."
서울 광진구 광진경찰서에서 만난 강력2팀 관계자는 최근 해결한 마약 사건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광진서 강력2팀은 올 상반기에만 150만명분(200억원 상당) 마약이 국내에 유통되는 걸 막았다.
지난달에는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해 유통하려던 태국인 A씨(30대) 등 일당 5명을 순차적으로 잡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상선 지시받아 움직였고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마약을 건네주고 유통하려 했다.
특히 A씨는 출국 직전에 검거했다. A씨가 한국을 떠나기 전 약 1시간30분 전 인근 모텔에서 피의자 신원을 파악했다. 하지만 공항에 사전 협조를 받지 못해 출국심사장에는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출국하면 잡기 어렵기 때문에 강력2팀은 공항 경찰에 A씨를 심사장 밖까지만 데리고 와 달라고 어렵게 요청했다. A씨는 별다른 저항 없이 심사장 밖으로 나왔고 경찰은 출국 30분을 앞두고 A씨를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해당 사건에서 경찰은 약 41㎏(대마 34㎏·필로폰 7㎏)을 압수했다.
지난 4월 검거 당시 B씨가 소지하고 있던 마약 사진. /사진=서울 광진경찰서 강력2팀 제공. |
올 초에는 120만명분 케타민과 엑스터시(MDMA)를 압수하고 관련 피의자들을 구속했다. 경찰은 앞서 잡혔던 독일 국적 마약 사범을 추궁해 공범 B씨(폴란드 국적)가 울산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강력2팀은 울산으로 내려가 B씨 동선을 파악, 그가 머물고 있던 한 오피스텔에서 잠복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방심하며 오피스텔에서 나선 B씨를 덮쳤고, 숙소에서 케타민 52㎏과 엑스터시 7만여정(약 30㎏)을 압수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케타민과 엑스터시는 지난 한 해 전국에서 각각 약 29.7㎏과 6.6㎏ 상당 압수됐는데, 이를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인 셈이다.
B씨 사건을 해결한 강력2팀은 상반기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으로부터 각각 표창받았다.
경찰은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최근 마약 사건 특성상 수법이 더 은밀해져 상선까지 추적하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램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상선 지시를 받다 보니 유통책도 서로 모르는 사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통을 막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면서 "나중에 어떻게든 다른 경로를 찾아낼 수 있지만 한국에서 계속 검거 사례가 나오면 (외국 마약 조직도) 국내에 유통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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