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가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꼽히던 피지컬의 한계를 극복했다. 180cm 중반을 넘어 190cm의 최장신까지 여럿 등장하면서 더는 터프한 플레이에 흔들리지 않고 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끈 일본 축구대표팀은 지난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펼친 홍명보호와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전반 8분 만에 저메인 료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키면서 3전 전승으로 지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일본이 여러 부분에서 한 수 위였다. 같은 스리백 전술로 맞부딪혔기에 완성도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일본은 전반 내내 체계적인 압박에 이은 좌우 측면에서의 간결한 패스로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반대로 한국은 일본 전방 압박을 뚫지 못해 최전방과 최후방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그저 길게 때려놓는 패스에 의존했다. 그나마 빌드업이라고 할 부분도 후방에서 돌리다가 측면으로 뺀 뒤 부정확한 크로스 시도가 전부였다.
홍명보호는 상대 진영에서 짜임새 있는 공격 전개 방식을 사전에 만들지 못한 듯 계속해서 선 굵게 일본을 상대했다. 미련을 못버리고 191cm의 이호재와 193cm 오세훈을 투입해 트윈타워를 두면서 반복적으로 상대 센터백과 제공권 싸움을 유도했다.
그러자 모리야스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이 덫을 심었다. 186cm의 우에다 나오미치를 투입해 후방 높이를 상승시켰다. 후반 막바지 일본 수비수들의 신장을 보면 코다 다요(183cm), 우에다, 아라키 하야토(186cm), 안도 토모야(190cm), 모치즈키 헨리 히로키(192cm)로 순식간에 높아졌다. 이런 상대에 한국은 이호재와 오세훈이 계속 등을 지고 점프하는 불확실한 공 소유법을 반복하면서 힘만 빠질 뿐이었다.
그게 전부였다. 이제 일본은 이런 방식에 흔들리지 않는다. 유례없이 장신 수비수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평균 187.4cm의 수비진을 자랑하게 됐다. 일본 수비수들이 이렇게 커진 것도 모르고 홍명보호는 그저 롱볼만 시도하는 준비성이 결여된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 한국에 유일하게 밀렸던 피지컬까지 이겨낸 데 환호한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는 "상대전적 16승 23무 40패가 말해주듯 그동안 한국의 힘과 높이에 여러차례 굴복했다. 그런데 이날은 높이, 체력, 스피드 모두 일본이 우월했다"고 바라봤다.
아시아권에서는 유럽 못지않은 터프한 운영을 하는 한국을 이겨내자 이 매체는 "세계 수준과 경쟁할 수 있는 높은 수비진을 완성하면 처음으로 월드컵 8강도 기대할 수 있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1골을 지켜야 할 때 지금의 장신 수비수들을 활용하면 더 높은 곳에 도달할 수 있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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