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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전 나선 국민의힘, 내각 후보자 전원 '청문보고서 보류'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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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전 나선 국민의힘, 내각 후보자 전원 '청문보고서 보류'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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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제외 청문보고서 채택 보류
이견 적은 전재수·김성환 등도 불투명
野 "민주당 밀어붙이기, 협조 어렵다"
강선우, 이진숙 낙마 위한 지렛대 활용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후보자 전원에 대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보류하기로 했다. 거대 여당의 자료 제출 비협조, 증인·참고인 채택 불발 등에 대응하기 위한 궁여지책인 동시에, 새 정부 초기 인사 낙마를 이끌어내기 위한 여론전을 벌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16일 청문회를 마친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보고서 처리 절차에 불참하며 사실상 보이콧에 나섰다. 전날 국민의힘 방침이 정해지기 전에 청문보고서를 채택한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만 칼날을 피할 수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열고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하려 했지만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불참했다.

청문회를 마친 전 후보자와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일부 후보자는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김 후보자의 경우 환경노동위에선 "문제 삼을 것이 별로 없다", "이미 장관이나 마찬가지" 등 평가가 있었지만, 국민의힘의 보이콧 방침으로 청문보고서 합의 채택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여성가족위, 외교통일위, 정무위 등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에선 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조차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는 있다. 다만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야당이 반대하는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여당 측에서 자료 제출 등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자료도 안 내고 증인도 채택하지 않고 후보자의 답변도 부실한데 어떻게 청문보고서를 채택해 주느냐"며 "(민주당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국민의힘에서도 협조하기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의혹이 소명된 일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까지 가로막는 것은 과도한 정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을 비롯해 사회 각계의 '자진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나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을 낙마시키기 위한 지렛대로 삼아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장관 후보자 19명 중 첫 임명 사례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