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눈빛 보면 李마음 알아" vs 정청래 "안 봐도 알아"

정청래·박찬대, 당대표 후보 TV토론회

정청래 "지금은 내란과 전쟁 중…강력한 개혁 대표될 것"
박찬대 "필요한 쓴소리는 대통령에 비공개로 전달할 것"
李, '中전승절' 행사 참석엔 둘 모두 "가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박찬대 당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에 나선 정청래·박찬대 후보는 16일 첫 TV토론에서 한목소리로 이재명 정부와의 '원팀'을 강조했다. 서로 본인이 이 대통령과의 소통에 더 원활하다는 취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것인지와 야당과의 협치 등에 대해선 미묘한 입장 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열린 토론에서 "강력한 개혁 당대표가 되겠다"며 "지금은 평시도 아니고 태평성대도 아니다. 내란과 전쟁 중이고,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은 파면됐지만, 내란 세력은 아직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다. 이걸 척결하겠다"며 "법사위원장 때처럼 당대표 때도 통쾌하고 효능감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의 진짜 국정 파트너 박찬대다.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 이렇게 당정대가 진정한 원팀을 이루는데 박찬대가 진짜 적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란종식,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 통합과 민생회복 등 할 일이 많은데 당정대가 따로 움직이면 가능하겠나"라며 "서로 눈빛만 봐도 뭘 생각하는지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역할을 조율하면서 국민들이 요구하는 개혁과제를 유능하게 성공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정 후보는 "박 후보는 (이 대통령의) 눈빛만 봐도 안다고 하는데, 저는 눈빛을 안 봐도 (이 대통령의 마음을) 안다. 20년을 함께 했기 때문"이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목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박찬대 후보를 웃으며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사회자가 '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가'라고 묻자 정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 정청래 당대표의 운명이기도 하다"며 "쓴소리할 때는 하겠지만, 이 대통령과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만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가급적 쓴소리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박 후보는 "이 대통령과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원하는 걸 알 수 있고 서로 마음을 깊이 이해하는 사이"라며 "어떤 이야기를 해도 제 진정성을 믿고 무게감 있게 생각해 줄 것이다. 꼭 필요한 쓴소리는 전달하고 오해받지 않도록 대통령과 서로 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다만 쓴소리할 게 있다면 과감하게 하되 공개적으로는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야당과의 협치에 대한 질문에 정 후보는 "협치는 합리적인 사람들과 하는 것"이라며 "불합리하게 억지 쓰고 발목 잡는 것은 강력하게 표결 처리하고 돌파하도록 하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반면 박 후보는 "협치의 대상이 되려면 (국민의힘의) 사과와 반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서도 "집권 여당 대표는 야당과의 협치를 포기하지 말고 인내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원주권 확대와 관련해 정 후보가 연말 '당원 콘서트' 등을 개최하겠다고 밝히자, 박 후보는 "이벤트성 공약, 각종 행사보다는 당원이 실제 주인이 되도록 당을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9월 예정된 중국 전승절 행사에 직접 참석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두 후보 모두 "가야 한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정치는 미국, 경제는 중국으로 균형 외교를 펼쳐야 한다"며 "외교의 최종 목표는 국익 우선이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악마랑도 손을 잡아야 한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가르침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미국과 맺고, 경제적 관계는 중국을 통해 대한민국의 수출주도형 경제 활로를 열어나가야 한다"며 "중국과의 관계를 하루빨리 복원하려고 한다면 중국 사람들이 중요시하는 전승절에 가야 하고, 실사구시형 지도자인 이 대통령도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목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 기호 2번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 의원도 "국익을 위해서는 실용 외교를 해야 한다"며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과 척을 질 이유가 없으며 미국하고는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안보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한·중 양국의 이익을 다 추구하는 균형 외교를 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일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문제에 배짱을 갖고 대응해 산업 및 기술 혁신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정 의원은 "저는 17대부터 검경 수사권 독립과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 전도사 역할을 했다고 할 정도로 자부한다"며 "이재명 정부 들어서 가장 빨리, 신속하게, 전광석화처럼 해치워야 하는 게 검찰개혁"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도 "추석 밥상 때까지는 검찰청이 해체될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겠다고 했지만 결단만 내리면 8월에도 가능하고, 9월에도 가능하다"며 "국민적 합의와 당론 이런 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지금은 TF도 필요하지 않고 결단만 내리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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