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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병원 안전사고 2만건 넘고 124명 숨져···절반이 '약 잘못 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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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병원 안전사고 2만건 넘고 124명 숨져···절반이 '약 잘못 투여'

속보
특검 "尹·김건희 뇌물 혐의 추가수사 필요"…국수본 이첩 예정
의평원 발간'환자안전 연례보고서'
'중대한 환자 안전사고' 건수는 47건
중증은 78명, 중등증은 1869명 발생
주원인은 약물(50.9%)·낙상(32.6%)


환자안전사고 2020~2024년 보고 건수 추이. 환자안전 연례보고서

환자안전사고 2020~2024년 보고 건수 추이. 환자안전 연례보고서


지난해 약물사고 등 환자안전사고로 124명이 치료를 받다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의정 갈등 여파로 환자가 몰린 종합병원 등에서 환자안전사고가 늘어난 것으로도 분석됐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16일 발간한 '환자안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환자안전사고 건수는 2만2,118건으로 2023년(2만273건) 대비 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사망은 124명(0.6%), 중증은 78명(0.4%), 중등증은 1,869명(8.5%)이었다.

의료기관이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대상인 '중대한 환자안전사고' 건수는 47건에 불과했다. 환자안전법상 의무보고 대상 환자안전사고는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던 것과 다른 내용의 수술·수혈·전신마취로 환자가 사망하거나 심각한 신체·정신적 손상을 입은 경우 △진료 기록과 다른 의약품이 투여되거나 용량 또는 경로가 진료기록과 다르게 투여돼 환자가 사망하거나 심각한 신체·정신적 손상을 입은 경우 △다른 환자나 부위 수술 △의료기관 내에서 신체적 폭력으로 환자가 사망하거나 심각한 신체·정신적 손상을 입은 경우에 한하기 때문이다.

환자안전사고 원인은 약을 잘못 투여한 사고(50.9%·1만1,257건) 가장 많았고 이어 △낙상(32.6%·7,211건) △진찰이나 영상·병리·진단 검사등 의학적 검진을 위한 검사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3.7%·823건) △환자·보호자 간 다툼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 등 의료기관 내에서의 폭력·폭행 등으로 환자의 몸에 상해가 발생한 사고(2.2%·494건) △기관 삽관 튜브·중심정맥관 소변줄 등 치료 재료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1.7%·384건) △환자 이름을 잘못 기재하거나 결과지가 누락되는 등 외래·입·퇴원 원무 관리, 진료관리 등 병원의 전반적 행정사무 업무 오류로 발생한 사고(1.5%·323건) △처치·시술(1%·3,212건) △수술(0.9%·203건) 순이었다.

2020~2024년 환자안전 보고 건수 중 사망, 중증, 중등도 건수. 환자안전 연례보고서

2020~2024년 환자안전 보고 건수 중 사망, 중증, 중등도 건수. 환자안전 연례보고서


월별 추이를 보면 보면 2023년 대비 지난해 7월(135.1%), 12월(59.7%), 8월(41.2%) 안전 사고 보고 건수가 급증했다. 증가폭이 컸던 사고 원인은 진료 재료(144.6%), 의료 장비·기구(58.4%), 행정(55.3%), 검사(24.6%), 감염(24.7%), 약물(11.6%) 등으로 분석됐다. 반면 분만(-60%), 환자 자살·자해(-21.6%),처치·시술(-20.3%) 등은 감소했다.

병원 종별로는 종합병원(28.9%)이 가장 많았고, 이어 의원(26.7%), 상급종합병원(12.3%), 요양병원(12.2%), 병원(6.2%), 약국(4.2%), 정신병원(2.7%) 등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25.9%)이 가장 많았고 경기(16%), 대구(11.7%), 경남(8%), 부산(7.5%), 전남(5.6%), 인천(5.1%) 등 순이었다.


인증원 관계자는 "지난해 7·8·12월 보고 건수가 급증했던 것은 각 의료기관에서 상반기 보고 건수를 상·하반기 말에 몰아 올렸던 등의 행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면서 "진료재료 보고 건수가 급증했던 것은 내부기준에 따라 '기타'로 분류했던 사고들을 진료 재료 항목에 포함하기로 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상급종합병원보다 종합병원이나 병원급 안전사고가 증가한 것은 상급종합병원 환자 수가 감소하는 등 의정갈등 원인이 일부 있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연간 환자 안전사고 보고는 의무보고 해야 하는 중대환자 안전사고 외에는 의료기관 자율에 맡기고 있다. 연간 총보고 건수는 △2020년(1만3,919건) △2021년(1만3,146건) △ 2022년(1만4,820건) △2023년(2만273건) △2023년(2만2,218건) 등 증가 추세다. 인증원은 "자율 보고건수가 늘어난 것은 발생이 늘었다기보다는 현장의 인식이 그만큼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환자안전 정책의 실행력과 지속 가능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