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 촌뜨기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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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에 묻힌 보물선을 찾기 위해 모여든 일당들, 총기 청정국 대한민국에 배달된 의문의 불법 총기. 보물섬과 총기라는 흥미진진한 소재를 다룬 오티티(OTT) 대작들이 연달아 공개된다. 디즈니플러스 ‘파인: 촌뜨기들’과 넷플릭스 ‘트리거’다.
16일 공개된 11부작 드라마 ‘파인: 촌뜨기들’은 1977년, 신안 앞바다에 묻힌 보물선을 찾기 위해 몰려든 이들이 서로를 속고 속이는 이야기다. 생계형 좀도둑질과 자잘한 사기로 돈을 버는 오관석(류승룡)과 그의 조카 오희동(양세종)은 어느 날 서울의 골동품 업자 송 사장(김종수)으로부터 신안 앞바다에 원나라 때 무역선이 침몰해 보물이 묻혀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먹고살 길이 막막하던 차에 귀가 솔깃해진 관석과 희동은 위험을 무릅쓰고 보물선 찾기에 나선다.
‘파인: 촌뜨기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보물선 찾기가 신선한 소재랄 순 없지만, 코믹하면서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다. 관석은 도둑질하다 발각돼도 능글능글 웃고, 조카 희동은 아무한테나 반말할 만큼 무례하지만 눈빛엔 어딘가 사연 있어 보인다. 보물을 건져만 오면 몽땅 사주겠다는 천 회장(장광)과 그의 젊은 부인 양정숙(임수정)도 흥미로운 인물이다. 특히 양정숙은 내조에 전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뒤에선 큰 야망을 품고 치밀하게 일을 꾸민다. 임수정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여성을 연기하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말했다. 희동과 묘한 기류를 만드는 목포 다방의 선자(김민)와 그의 애인이라 주장하는 벌구(정윤호)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파인: 촌뜨기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디즈니플러스 대표 흥행작의 두 주역이 만난 작품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연출을 맡은 강윤성 감독은 앞서 ‘카지노’를 흥행시킨 바 있다. 류승룡은 또 다른 흥행작 ‘무빙’에서 열연했다. 제작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초호화 캐스팅에 1970년대 거리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세트장, 광활한 바다에서 이뤄진 촬영 등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해,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갔음을 짐작하게 한다.
‘트리거’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
오는 25일 공개되는 10부작 드라마 ‘트리거’는 총기 청정국 대한민국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불법 총기가 배달되고 총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가운데 각자의 이유로 총을 든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총기 재난 액션 스릴러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불법 총기라는 흥미로운 설정에 총을 소재로 한 화려한 액션, 김남길·김영광의 만남이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무려 3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거’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
연출과 각본은 영화 ‘미드나이트’로 캐나다 판타지아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권오승 감독이 맡았고, 김재훈 감독도 공동 연출로 합류했다. 권 감독은 “총이 어떤 인물을 만나는지에 따라, 총이 누구 손에 쥐어지는지에 따라 그 쓰임새와 의미, 상황의 전개가 달라진다”며 “‘총을 어떻게 쏘느냐’가 아니라 ‘누가 왜 그 총을 들어야 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트리거’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트리거’는 증오와 갈등이 팽배한 사회에서 저마다의 사연으로 총을 들게 된 사람들과 그들의 손에 총을 쥐어주려는 사람들, 그리고 총을 내려놓게 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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