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이른 폭염과 함께 열흘 넘게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9일 저녁 서울 중구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5.7.9/뉴스1 |
기상청은 다음 주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5도까지 치솟겠다고 16일 예보했다. 밤 최저 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는 이미 나타났다. 더우면 심신이 지쳐 잠들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고 찬물 샤워와 맥주, 커피를 피하라고 조언한다.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원인은 호르몬이다. 저녁에 어두워지면 뇌에서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멜라토닌 분비는 새벽 2~4시쯤 특히 왕성하다. 그런데 날씨가 더우면 우리 몸이 각성 상태가 돼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든다. 그만큼 깊게 잘 수 없다.
잠이 오지 않는다면 우유를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우유에 있는 칼슘은 멜라토닌 분비를 돕는다. 반대로 커피, 녹차, 술은 숙면을 방해한다. 카페인은 각성을 유발한다. 술을 마시면 빨리 잘 수는 있지만 수면이 오래 가지 않아 중간에 뒤척이거나 깰 수 있다.
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습도, 온도, 조도, 주변 소음이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쾌적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여름철 숙면을 취하려면 실내 온도는 24~26도, 습도는 50%로 유지하면 좋다.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면 냉방병에 걸릴 수 있다.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틀어 바람이 통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통풍이 잘 되는 헐렁한 옷을 입거나 시원한 소재의 침구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체온을 수면에 최적인 상태로 만들려면 산책, 스트레칭처럼 가벼운 운동을 초저녁에 30분쯤 하는 게 좋다. 가볍게 운동하면 체온이 올라갔다가 서서히 내려가 잠들기 좋은 상태가 된다. 운동 후 샤워는 미지근한 물로 해야 한다. 조 교수는 “너무 차가운 물로 잠들기 직전에 씻으면 오히려 우리 몸이 긴장 상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여름철 야식도 체온을 높인다는 점에서 피하는 게 좋다. 야식을 먹으면 소화에 집중하느라 몸이 열을 내면서 잠들기 어려워진다. 특히 단맛이 강한 음식이나 탄수화물은 혈당을 높이고 인슐린 분비를 자극해 수면을 방해한다.
홍다영 기자(h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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