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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통파 연정 이탈에 네타냐후 ‘흔들’···가자지구 휴전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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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통파 연정 이탈에 네타냐후 ‘흔들’···가자지구 휴전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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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워싱턴 D.C. 의회 의사당을 방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9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워싱턴 D.C. 의회 의사당을 방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군 복무 면제 문제를 놓고 갈등하던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의 연립정부 탈퇴 선언으로 과반 의석 붕괴 위기에 처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극우 파트너들의 연정 추가 이탈을 우려해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에서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네타냐후 연정 파트너인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군 복무 면제 법안을 둘러싼 문제로 연정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당 대표 이탈에 이어 의원 7명 전원이 결별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연정의 의석수는 120석 중 61석으로 줄어 과반 ‘마지노선’을 턱걸이로 넘었고, 네타냐후 총리는 연정 파트너의 추가 이탈시 실각할 위기에 처했다.

외신들은 이 같은 위기 속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더욱 강경한 노선을 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패 혐의 재판 등으로 인한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전쟁을 밀어붙인다는 비판을 받아온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공세의 고삐를 더욱 당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과 시리아 등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UTJ의 연정 탈퇴가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협상에서 극우 연정 파트너들의 압박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의 운신 폭이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이번 정치적 지각 변동으로 휴전 협상이 엎어질 가능성은 작지만, 네타냐후가 하마스에 양보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유연함을 보일 수 있을지 (계산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하마스는 전쟁의 영구적 종식을 원하지만, 네타냐후의 강경파 파트너들은 하마스가 파괴되기 전에는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UTJ의 탈퇴가 연정 붕괴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UTJ의 이번 결정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압박성 행동으로, 궁극적인 우파의 정권 상실을 원하진 않는다는 평가다.


또한 의회가 이달 말부터 여름 휴회에 들어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당장 내각 불신임안 투표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도 네타냐후 총리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휴회 기간을 이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UTJ와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초정통파 유대교도는 1948년 건국 이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로 말살될 뻔한 문화와 학문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이스라엘에서 병역을 면제받아왔다. 하지만 가자지구 전쟁이 길어지면서 이스라엘 병력 부족이 심해지자 네타냐후 정부는 초정통파 유대교도를 대상으로도 징집을 추진해왔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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