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잘 만든 시대극의 탄생이다. 구수하고 실감 나는 사투리 연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16일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극본·연출 강윤성)은 1977년, 신안 앞바다에 묻힌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각 지역에서 몰려든 근면성실 생계형 촌뜨기들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배우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류승룡(오관석 역), 양세종(오희동 역), 장광(천회장 역), 임수정(양정숙 역), 김성오(임전출 역), 이상진(나대식 역), 김종수(송사장 역), 우현(하선생 역), 김의성(김교수 역), 홍기준(황선장 역), 임형준(고석배 역), 정윤호(벌구 역), 이동휘(홍기 역) 등 쟁쟁한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이 작품은 삼촌·조카 관계인 오관석, 오희동을 중심으로 서울과 목포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돈 되는 일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오관석은 조카 오희동과 함께 도둑질로 생계를 이어가던 중, 어느 날 송사장으로부터 바다 속에 묻힌 보물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보물찾기 자금줄을 쥔 흥백산업 천회장을 만난 오관석, 오희동은 임전출, 나대식과 함께 목포로 내려가 그곳에서 하선생, 황선장, 고석배, 벌구 등을 만난다.
극 중 서울에서 목포로 내려온 인물들을 제외하면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은 전라도 사투리를 쓴다. 여기에 오관석, 오희동과 함께온 나대식은 충청도에서, 사기꾼 김교수는 부산에서 왔다. 각 지역에서 모인 만큼 귀를 때리는 구수한 사투리가 러닝 타임 내내 즐거움을 선사한다. 실감 나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보물찾기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등장인물들은 단 한 가지 목적, 바닷속에 묻힌 보물을 찾기 위해 움직인다. 이들을 움직이게 한 것은 '욕망'일 뿐이다. 어떻게든 해경의 눈을 피해 도굴에 성공할지 궁리하는 근면성실한 '생계형 도굴꾼'인 이들을 보고 있자면 웃음과 함께 짠함이 동시에 밀려온다.
음악 또한 적재적소에 사용하며 흥미를 돋운다.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작곡가 윤일상은 디즈니+ '카지노'에 이어 '파인: 촌뜨기들'에서도 강윤성 감독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강 감독은 "윤일상 음악 감독님과 논의를 많이 했다. '70년대 음악이라면 과연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70년대면 뽕짝이지 않을까 아니면 옛날 멜로디의 것들이 떠올랐는데, 결국 약간 웨스턴풍의 음악을 붙여보자고 논의하게 됐다"며 "음악 감독님이 작품을 위해서 기타도 구입하고 웨스턴 풍을 만들 수 있는 음악 장비들을 구입을 하셨다. 그런 면에서 굉장히 작품의 톤과 잘 맞고 시대적인 분위기에 맞는 독특한 음악들이 많이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디테일한 연출도 눈길을 끈다. 강 감독은 시대적 배경인 1970년대 종로 거리와 서해 바다를 무대로 철저한 고증과 디테일을 살렸다. 극 중 양정숙이 자주 찾는 종로의 옷가게에는 1970년대 레트로한 의상과 소품들로 가득해 실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촌뜨기들을 신안 앞바다에 모이게 만든 도자기는 선반에 무심히 끼워 넣은 듯한 배치로 그 시대의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실제 바다를 배경으로 해 보물 발굴 작업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은 각각 16일 3개, 23일 2개, 30일 2개, 8월 6일 2개, 8월 13일 2개의 에피소드를 공개, 총 11개의 에피소드로 만나볼 수 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