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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어디에?"… 국그릇에 가려진 대통령 공식 사진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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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어디에?"… 국그릇에 가려진 대통령 공식 사진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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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한 모습 좋다" "한참 찾아" 호평
'대통령 중심' 벗어나는 대통령실 사진


이재명(빨간 원)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군 소재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구내식당에서 신임 공무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던 중 국그릇을 통째로 들고 국물을 들이켜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빨간 원)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군 소재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구내식당에서 신임 공무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던 중 국그릇을 통째로 들고 국물을 들이켜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에서 최근 배포한 '대통령 얼굴 없는 대통령 사진'이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신임 공무원들과 함께 식사하던 이재명 대통령의 얼굴이 국그릇에 가려진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었다.

15일 공개된 화제의 사진은 전날 충북 진천군 소재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방문한 이 대통령이 새내기 5급 공무원들과 오찬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한눈에 보이지 않는다. 사진 왼쪽에서 오른손으로 국그릇을 통째 들어 국물을 들이켜는 한 명을 찾을 수 있는데, 바로 그가 이 대통령이다. 국그릇에 얼굴 대부분이 가려져 있는 터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이 대통령이 사진에 찍혔는지조차 파악하기 힘들다. 주위에 앉은 공무원들이 이 대통령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장면도 사진에 함께 담겨 있다.

14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식판을 들고 퇴식구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14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식판을 들고 퇴식구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얼굴 가려진 이 대통령'을 촬영한 사진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대통령실 홈페이지에도 게시됐고, 이후 다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했다. 누리꾼들은 "친숙한 모습이 보기 좋다" "대통령이 어디 있는지 한참을 찾았다" "대통령실이 품격에 개의치 않고 당당하게 사진을 올렸다" 등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기존과는 다른, '격식 파괴'라고 할 만한 대통령 사진은 또 있다. 이 대통령이 식사를 마친 뒤 퇴식구로 향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에서도 그의 얼굴은 잘려 있다. 대신 카메라의 시선은 잔반을 거의 남기지 않은 식판, 완전히 깨끗하게 비운 국그릇에 맞춰져 있었다.

11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대통령실 직원 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이재명(빨간색 작은 원)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11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대통령실 직원 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이재명(빨간색 작은 원)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이 배포하는 공식 사진의 형식과 분위기 등은 이 대통령 취임 후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을 사진 중심에 두는 식으로 정형화한 틀을 깬 이미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현 정부 들어 대통령실 전속사진사가 된 위성환 사진작가가 있다는 게 언론들의 분석이다. 프랑스 베르사유 보자르 미술대학 출신으로, 유럽에서 탱고 사진을 찍어 온 것으로 알려진 위 작가는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뒤 대통령실에 합류했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