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는 일본에 침몰했으나, 수장은 긍정적으로 봤다.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일, 대한민국은 일본에 0-1로 패하면서 우승컵을 놓쳤다.
나란히 2연승을 달리면서 마지막 맞대결에서 우승을 결정하기로 한 양국은 자존심이 걸린 최후의 싸움에서 일본이 웃으면서 한일전의 무게추가 더욱 기울었다.
한국은 최근 일본을 상대로 A매치 3연패를 당했다. 지난 2021년 요코하마에서 펼친 친선경기에서 0-3으로 졌고, 2022년 나고야에서 열린 직전 동아시안컵에서도 똑같은 스코어로 고개를 숙였다.
한일전의 역사상 일본에 3연패를 허용한 적이 없다는 믿음 속에 설욕을 다짐했던 홍명보호는 또 다시 무득점 패배로 일본에 열세를 재확인했다. 안방에서 6년 만에 탈환하려던 우승컵도 일본에 넘겨주면서 어느하나 얻은 것 없이 대회를 마감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공세를 이어갔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홍명보호는 후반 38분에야 이호재(포항스틸러스)가 문전에서 시도한 슈팅으로 이날의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그만큼 답답한 공격 전개를 보여준 끝에 동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했다.
홍명보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목소리에 힘을 주면서 "우리 선수들은 준비한대로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결과가 아쉽고, 실점 장면도 아쉬운데 그 외에는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번 소집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자세는 훌륭했다"라고 총평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경기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스리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했검"며 "장단점이 나왔지만, 보완할 부분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 일문일답.
Q. 이번 대회 총평과 스리백의 장단점으로 무엇을 보았는지.
"우리는 확실한 플랜A를 가지고 있다. 이제 세계 무대에서 필요한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 9월 A매치부터는 시간이 부족하기에 이번 대회에서 충분히 활용해야 했다. 국내파로 준비를 했지만 경쟁력 있는 선수들을 확인했고, 포지션별로 필요성도 봤다. 전체적으로 미드필드와 수비 공간이 가끔 넓어지기도 했으나, 상대에 중요한 찬스를 주지 않았다. 조금 더 콤팩트하게 운영하는 보완이 필요하다. 일본도 비슷한 전술을 사용했는데 우리의 경기력이 크게 나쁘지 않았다."
Q. 일본 선수들에게 개인기는 물론 피지컬에서도 밀리는 모습이다. 일본 선수들과 실력차가 난다고 보나.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도 일본에 오래 있었고, 양국 축구를 비교 분석하고 있는데 어릴 때부터 축구 교육이 달라서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우리가 이겼던 예전에도 일본은 경기 승패와 상관없이 일관성을 유지했다. 1990년대부터 그래왔던 것 같다. 반면에 우리는 위험한 상황을 맞이했을 때 한번이라도 이기면 결과에만 만족했다.
물론 우리 선수들도 많은 성장을 하고 있다. 몸싸움 부분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크게 뒤처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정신적인 면에서도 상대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앞으로 대표팀의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의 많은 노력의 필요성을 말해준다.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몇몇 선수를 확인했다. 많게는 다섯 명 이상 된다. 전술적인 상황에 따라 필요한 선수가 있겠지만, 이번에 테스트한 스리백에 있어서는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있었다. 꾸준히 소속팀에서 잘한다고 하면 월드컵 본선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오늘 경기에 한해서 일본 축구를 평가한다면.
"전체적으로 양팀을 봤을 때 우리가 더 잘했다고 본다. 일본이 가진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볼 점유율과 슈팅수에서 우리가 모두 앞섰다. 특정 장면 외에 우리 수비수들을 괴롭히지 못했다고 본다. 일본 축구가 그동안 꾸준히 해왔던 것에 비하면 우리에게 큰 어려움을 주지 못했다.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실점했으나, 일본은 몇년 동안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했다. 반대로 우리는 스리백을 중국전부터 3경기 활용한 것을 고려하면, 결과를 내지 못해 팬들에게 미안하지만 희망을 봤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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