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8월31일~9월3일 방중 기간 시진핑과 회담…
러 외무, 북한 먼저 들러 우크라 전쟁 지원 약속받아
[베이징=AP/뉴시스] 러시아 외무부가 15일(현지 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사진에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외무장관 이사회 회의를 계기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5.07.15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 제재를 앞세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휴전 합의를 촉구한 가운데 러시아가 북한에 이어 중국과의 우호 관계 강화에 나선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상하이협력기구(SCO) 외무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방중 전 북한을 방문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북한의 지원을 약속받았고, 전날에는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의 관계 등에 대해 논의했다.
외무부는 성명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시 주석에게 푸틴 대통령의 우호적인 인사와 격려의 뜻을 전달했다"며 "푸틴 대통령의 SCO 정상회의와 항일 승전 80주년 및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한 중국 방문 등 양국 정상회담을 비롯한 여러 현안이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오랜 우호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5월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만나 양국 관계를 심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뉴스1 |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담당 보좌관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이 8월31일부터 9월3일까지 나흘간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2024년 5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그는 지난해 5월 집권 5기 시작 직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했었다.
푸틴 대통령은 8월31일부터 9월1일까지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2일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양국 정상회담은 지난 5월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 후 약 3개월 만이다. 방중 마지막 날인 3일에는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 승전기념일 80주년 및 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트럼프 2기 집권 초기 개선 조짐을 보였던 미국과 관계가 다시 악화하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뤄져 더 주목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식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푸틴 대통령을 설득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을 성사하겠다고 자신했었다. 그는 특히 전쟁 종식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에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가 미국이 '적대국'으로 분류한 북한과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브로맨스'에도 균열이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가 불만족스러웠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14일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의 백악관 회담에서 "러시아가 50일 내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10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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