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리스트는 없다" 발표에
마가 지지층, 역대급 반발 나와
선거 기간엔 음모론에 적극 동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견고하게 지지하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이 와해되고 있다. 2019년 숨진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제기됐던 음모론은 사실이 아니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당선되면 엡스타인 사건부터 파헤치겠다"며 마가 세력을 결집시켰는데, 오히려 대통령이 된 뒤 음모론을 부정하면서 발목이 잡히게 됐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4일(현지시간) "엡스타인 음모론 때문에 마가 세력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크게 분열하고 있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은 2019년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수감 중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인물이다.
그의 사후 미국에선 엡스타인 음모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엡스타인이 성접대를 제공한 고위 정치인, 기업인들의 명단 같은 일명 '엡스타인 리스트'를 가지고 있었으며, 자신의 성범죄가 드러날까 염려한 리스트 속 거물들이 엡스타인을 살해했다는 게 골자다. 특히 마가는 '딥스테이트'(막후 실세 관료 집단)가 엡스타인 죽음의 배후라고 믿었다.
마가 지지층, 역대급 반발 나와
선거 기간엔 음모론에 적극 동조
2017년 3월 미국 뉴욕주 성범죄자 명단에 등록된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진. 뉴욕=A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견고하게 지지하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이 와해되고 있다. 2019년 숨진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제기됐던 음모론은 사실이 아니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당선되면 엡스타인 사건부터 파헤치겠다"며 마가 세력을 결집시켰는데, 오히려 대통령이 된 뒤 음모론을 부정하면서 발목이 잡히게 됐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4일(현지시간) "엡스타인 음모론 때문에 마가 세력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크게 분열하고 있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은 2019년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수감 중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인물이다.
그의 사후 미국에선 엡스타인 음모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엡스타인이 성접대를 제공한 고위 정치인, 기업인들의 명단 같은 일명 '엡스타인 리스트'를 가지고 있었으며, 자신의 성범죄가 드러날까 염려한 리스트 속 거물들이 엡스타인을 살해했다는 게 골자다. 특히 마가는 '딥스테이트'(막후 실세 관료 집단)가 엡스타인 죽음의 배후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난주 미국 법무부는 이 같은 음모론은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지었다. 엡스타인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증거가 없으며, 엡스타인은 살해된 게 아니라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그러나 마가는 법무부의 발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번 사건을 조사한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을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이자 팟캐스트 '워룸' 기자인 내털리 윈터스는 "사람들은 엡스타인 사건이 대놓고 묵살당한 것에 분노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법무부의 엡스타인 사건 조사 결과를 놓고 마가가 분노하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전 지지세력 결집에 엡스타인 음모론을 적극 활용하며, 사실인 것처럼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이 딥스테이트에 의해 살해됐으며, 자신 역시 딥스테이트의 횡포로 각종 수사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딥스테이트 처단'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고, 당선되면 엡스타인 리스트를 당장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엡스타인 음모론은 사실이 아니라는 결론을 낸 본디 법무장관과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역시도 공직을 맡기 전 엡스타인 음모론을 적극 지지했던 인물이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