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뉴스 = 민동준 기자] 고려아연이 최근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TMC(The Metals Company)에 대해 해외 투자사들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고려아연이 1100억원 넘게 투자한 TMC에 대해 해외에서 재무적 우려가 크게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TMC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캐나다의 심해 채굴 탐사 기업이다. 해저 4000~6000m에서 망간, 니켈, 코발트, 구리가 포함된 망간단괴(Manganese Nodule)를 채굴한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TMC의 보통주 1962만여 주를 주당 4.34달러에 인수, 총 8520만달러(약 1165억원)를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추가적으로 최대 687만주를 주당 7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 최대 투자 규모는 18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고려아연 측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적격 광물 확보를 위한 전략적 포석이며,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이차전지 소재 핵심 광물 공급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다.
문제는 TMC의 재무 상태다. 실제로 리서치 및 투자회사인 아이스버그 리서치(Iceberg Research)는 TMC(The Metals Company)에 대해 경고 메세지를 내고 있다.
아이스버그는 과거 싱가포르의 노블그룹(Noble Group)의 회계부정과 중국 헝다그룹(Evergrande)의 부채 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명성을 얻었다.
아이스버그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이번에 투자한 TMC는 과거 해저 채광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2019년 파산한 노틸러스 미네랄(Nautilus Minerals)과 유사점이 많다. 우선 TMC의 CEO인 제라드 배런(Gerard Barron)은 노틸러스 미네랄의 초기 투자자다.
TMC는 수년간 사전 타당성 조사(PFS)를 발표하겠다고 약속해 왔다. PFS는 광산 회사의 매장량, 즉 경제적으로 채굴 가능한 광물 자원의 양을 추정하는 자료다. 작년 11월, TMC는 PFS가 마침내 완료됐다고 주장했으나, 4개월 후에도 TMC는 여전히 전문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아이스버그는 지난해 말 TMC의 자본총계는 이미 마이너스(-) 1700만 달러 자본잠식 상태이며, 현금 보유액 또한 350만 달러로 연간 운영 비용(8100만 달러)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법적 문제도 있다. 아이스버그는 TMC가 미국 국내법을 활용해 국제해저기구(ISA)의 공식 허가를 우회하고 채굴을 추진 중이라며, 이는 국제해양법(UNCLOS)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특히 ISA 허가 없이 생산한 광물은 국제법상 판매가 어려워 TMC의 사업 모델 자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더불어 아이스버그는 TMC의 해저 채광이 미국의 탈 중국 전략과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TMC가 채굴하려는 금속(망간, 니켈, 코발트, 구리)은 실제로 중국이 수출 제한을 한 적이 없고, 미국의 공급망 위기와도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
추기로 최근 배터리 기술이 니켈·코발트를 사용하는 NMC 방식에서 저비용, 고안정성의 리튬인산철(LFP)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어 TMC의 주요 수익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아이스버그는 보고서를 통해 TMC에 대한 투자가 재무, 법적 리스크와 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오판이 혼재된 위험한 결정이라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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