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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 시신만 796구…아일랜드 집단 매장지 발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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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 시신만 796구…아일랜드 집단 매장지 발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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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한 줄, 비석 하나 없는 이곳.

아일랜드 서부 갤웨이주 투암 지역, 수녀원이 운영했던 모자 보호 시설인 세인트 메리 홈에는 집단 매장지가 숨어있었습니다.

세인트 메리 홈은 임신한 소녀들이 비밀리에 출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던 곳 중 하나였습니다.

1925년부터 1961년까지 이 시설에는 수천 명의 여성과 어린이를 수용했는데요.

여기에서 태어난 아이 중 입양되지 못한 수백 명은 숨진 뒤 유해가 매장됐습니다.

그리고 10년 전 한 역사가가 집단 무덤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캐서린 콜리스/지역 역사가]

정말 소름이 끼쳤고, 무엇보다도 저는 그것을 절대적으로 증명해야 했습니다. 계속 이야기하고 그들이 거기 있다고 말해야 했습니다.

이후 아일랜드 정부는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조사 결과 세인트 메리 홈에만 어린이 796명이 묻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일랜드 전역의 모자 보호 시설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사망률이 15%에 달했다는 점도 확인됐습니다.

주로 교회가 운영하는 보육원들에서 최소 9000명의 어린이가 숨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앤다 케니/당시 아일랜드 총리 (2017년)]

무덤은 단순한 묘지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회적, 문화적 무덤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아기들을 빼앗아 남에게 주고 팔고 인신매매하고 굶기고 방치하고 끝내 사라질 때까지 외면했던 겁니다.

미혼 여성과 그들이 낳은 아이들에게 적용되던 가혹한 제도는 이런 참극을 가져왔습니다.

아일랜드에서는 1980년대까지 피임이 불법이었고, 임신 중절 역시 2018년까지 불법이었습니다.

아일랜드 정부와 가톨릭 교회는 1922년부터 1998년까지 미혼 여성을 표적으로 삼아 처벌하는 제도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안나 코리건/투암 영아 가족 모임]

투암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투암 사례를 제대로 바로잡는다면 다른 곳들의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바로잡힐 것이라 믿습니다.

현지시간 14일 아일랜드와 국제 법의학 전문가팀은 세인트 메리 홈에 숨겨진 영아 매장지 발굴 작업에 공식 착수했습니다.

완전히 발굴되기까지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이화영]

(영상출처: 유튜브 'AFP News Agency')



강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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