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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채권 스프레드 1년여만 최저, 더 축소 vs 8월 이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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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채권 스프레드 1년여만 최저, 더 축소 vs 8월 이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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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등 크레딧채권 스프레드(국고채와의 금리차)가 1년여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는 크레딧채권시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국고채에 대한 역캐리(미래 채권가격이 현재 가격보다 낮게 형성되는 현상) 인식 속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수익을 제공하는 크레딧채에 수요가 몰린 결과다. 우호적 수급여건과 함께 최근 주가 상승에 따른 위험선호(리스크온) 현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향후 추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리는 분위기다.


◇ 역캐리·수급 등이 만든 크레딧 강세


1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크레딧스프레드는 AA-등급 회사채3년물 기준 48.5bp, 한전채3년물 기준 22.8bp, AAA등급 은행채3년 기준 23.9bp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지난해 8월14일(48.2bp)과 7월29일(22.6bp), 7월12일(23.8bp)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우선 한은이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한데다 추가 인하에 나서더라도 그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가장 선호하는 국고채에 역캐리 부담이 가중되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474%로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같은 역전현상은 지난해 5월7일 이후 1년2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회사채를 매수하고 이를 담보로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자금을 빌려 다시 채권에 투자하는 일종의 채권 레버리지 펀드인 레포펀드가 활성화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주는 분위기다.

최근 크레딧물 발행이 줄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투자를 늘릴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회사채 발행이, 정부의 대출규제로 은행채 발행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리가 필요하는 점에서 여전채 발행이 각각 늘어날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름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겹쳤다.


금융투자협회 회사채 순발행 추이를 보면 5월에 4138억원이, 6월에 3988억원이 각각 순상환됐다. 7월에도 14일까지 941억원이 순상환되면서 석달째 순상환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은행채 역시 올 상반기 중 1조4278억원이 순상환됐다.

6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4.3% 늘며 한달만에 증가세로 전환한데다, 코스피지수가 3년10개월만에 3200선을 돌파하는 등 최근 위험선호 현상이 확산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국고채 투자가 역캐리상황이다보니 자금운용 입장에서는 캐리 매력이 부각됐다. 계절적 요인에 발행물량이 줄어든데다 주가 상승 등 위험선호 심리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 엇갈린 하반기 전망, 강세 지속 vs 8월 이후 반전


크레딧 강세 분위기가 계속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분위기다. 우선 최근 크레딧 스프레드가 빠르게 축소됐다는 점에서 속도조절은 있을 수 있으나 강세분위기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경록 신영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속도조절은 되겠지만 올 하반기에도 강세 기조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국고채 금리가 많이 내려온 상황에다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정체되다보니 쿠폰금리를 쫓아 캐리를 추구하는 전략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크레딧 공급량도 많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 8월부터는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의 상호관세가 적용되는데다 기준금리 인하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4분기엔 북클로징이 시작되는데다 부정적 이벤트가 집중됐다는 트라우마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김상인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다음달부터 상호관세가 적용되면서 LG전자 등 수출기업 펀더멘털이 악화할 수 있다. 한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국고채에 대한 역캐리도 해소될 수 있다”며 “4분기엔 북클로징과 함께 은행채 발행이 확대될 수 있다. 과거 연말에 레고랜드, 롯데그룹, 계엄 등 신용위험 사태가 집중됐었던 것도 부정적 인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김남현 기자 (kimnh21c@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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