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는 중구난방속 그들만의 밀실 정치에서 명분과 절차는 생략한 채 심판위원장 권력으로 돌아올 수 없는 대형사고를 쳤다.
스포츠윤리센터는 KFA 심판 강사 자격 취득 코스 일정 일부를 홀로 앞당겨 치르고 합격한 대한축구협회 이정민 전 심판위원장에게 징계를 요구했다고 14일 밝혔다.
만약 이런 일이 대한축구협회의 P급 지도자 과정에서 벌어졌다면, 축구계는 이미 발칵 뒤집혔을 것이다.
그러나 심판강사 제도는 늘 축구 행정의 그늘에 가려져 왔다. 공론화도, 감시도, 책임도 없었다. 결국 이 무관심 속에서 심판 교육의 공정성과 절차는 무너졌다.
이번 사태는 특정 개인의 일탈을 넘어, KFA 심판위원회 강사 시스템 전반에 구조적인 허점과 관리 부실이 드러난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교육은 형식적이었고, 현장의 요구와 동떨어진 내용, 국제 트렌드 반영 부족, 영상 분석과 실전 적용의 괴리 등이 누적되며 판정 일관성에 큰 공백을 남겼다는 지적이다.
스포티비뉴스 취재결과 3년 만에 재 선임된 문진희 위원장은 강사제도 개편에 큰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이정민 위원장 체제에서 이미 수키딘을 포함한 국내 2명이 전임강사로 계약됐기 때문에 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답답한 나머지 그는 지난 26일 천안에서 열린 K리그 심판 교육에서도 베테랑 현직 심판들이 직접 심판 평가관들과 심판들 앞에서 주요 이슈에 대한 판정을 설명케했다.
FIFA, AFC 강사들은 매달 세미나와 그들만의 네트워크 속에 최신 판정에 대한 자료를 공유받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대한민국 KFA 전임 심판 강사들은 상위레벨인 AFC, FIFA 소속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심판들 역시 수준 높은 교육자료를 접할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 FIFA, AFC 강사자격증을 어렵게 딴 국내 강사들이 있지만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심판 강사는 판정의 철학과 해석, 경기 운영의 기준을 주입하는 ‘심판계의 교관’이다. 강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판정 시스템 자체가 무너지고 현장에 혼선만 가중된다.
이제는 대한축구협회가 직접 나서서 심판강사 제도의 예산과 운영 실태를 전면 재점검해야 할 때다. 강사제도 개편없이 판정혼란을 잠재울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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