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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신임 사무관들에 “돈은 천사의 얼굴로 오는 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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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신임 사무관들에 “돈은 천사의 얼굴로 오는 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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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공무원인재개발원 특강서 “공직자, 청렴이 기본”
“실패에 책임 물으면 안 돼”…“기억 남는 일, 주가 상승”
진천서 강연 마치고…‘2주기’ 오송 참사 현장 찾아 헌화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5급 공채 합격자 대상 신임 관리자 특강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위 사진). 이날 이 대통령이 2023년 7월15일 폭우로 침수돼 14명이 사망한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현장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진천서 강연 마치고…‘2주기’ 오송 참사 현장 찾아 헌화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5급 공채 합격자 대상 신임 관리자 특강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위 사진). 이날 이 대통령이 2023년 7월15일 폭우로 침수돼 14명이 사망한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현장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신임 5급 사무관들을 만나 “공직자는 청렴해야 한다”며 “이는 기본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1일간의 국정운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주가 상승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 관리자 과정 교육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특강 주제는 ‘국민주권시대 공직자의 길, 국민과 함께 만들다’였다.

이 대통령은 “저는 부패한 사람이라는 온갖 음해와 공격을 당해 ‘저 사람 뭐야’ 하는 이미지가 됐지만 사실은 정말 치열하게 삶을 관리해왔다”며 공직자의 덕목으로 청렴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돈은 마귀”라며 “하지만 절대 마귀의 얼굴을 하고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아름다운 천사, 친구, 친척, 애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매일 문자메시지를 보내다 전화하고 ‘커피라도 한잔’ ‘골프라도 한번’ 이러다 결국 룸살롱도 같이 가는 식이 된다”며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이 사람이 장부에 다 써놨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그는 “특수부 검사들이 조사하는 기법이 이처럼 관가에서 놀고 있는 업자들을 조사하는 것”이라며 “돈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라고 했다.

성남시장 재직 당시 집무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던 일화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그때가 한명숙 전 총리가 재판받는 시점이었다”면서 “업자들에게 ‘너희들 모습을 다 찍을 것’이라는 경고용으로 CCTV를 설치했고, 결국 저는 돈 받았다는 소리를 안 듣고 살았다”고 했다.

공직자의 1시간은 전 국민의 시간이라는 뜻의 ‘5200만 시간론’과 공무원의 권력을 중국 고전 <서유기>에 나오는 부채 ‘파초선’에 빗댄 이야기는 이날도 재차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하기에 따라 5200만의 삶, 인생이 달려 있다”고 했다. 또 “여러분 손에 들린 펜이, 부칠 때마다 태풍이 불고 천지가 개벽하는 파초선 같은 것”이라며 “그래서 권력이 무서운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이 위축되지 않고 소신껏 일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어느 날부터 실패하면 책임을 묻는 이상한 풍토가 생겼다. 이러면 그 사회는 경직된다”며 “이는 공무원 때문이 아니라 정치 때문이다. 이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여분의 강연에 이어 305명의 신임 5급 공무원들과 40여분간 문답을 주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한 질문에는 “빠른 시간 내에 많은 부분이 안정돼가는 게 보람 있다”고 한 뒤 “주가가 많이 오른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답해 좌중에 웃음이 흘렀다.특강이 끝난 뒤엔 신임 공무원 교육생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2주기를 하루 앞둔 오송 지하차도 참사 현장을 찾았다. 이 대통령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사고 현장을 방문해 “재난 대책 시설물 개선과 재정 지원만큼이나 작동 점검이 중요하다”며 “관리 부실로 인한 인명 사고는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정환보·이유진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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