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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후보, "집 비데 수리 지시? 보좌진 조언 구한 것"···갑질 논란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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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후보, "집 비데 수리 지시? 보좌진 조언 구한 것"···갑질 논란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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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 여가위, 강선우 장관 인사청문회
집 쓰레기 처리 갑질도 "아침용 먹으려던 것"
갑질 관련 거짓 해명 논란에 재차 사과
여당 의원들 "후보자 자료 제출 미진" 비판
스톡옵션 제공 업체 대표 "정당 노동 대가"
전문성 우려엔 "여가부 문제 잘 알고 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택 음식물 쓰레기를 보좌진에게 처리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 "아침으로 먹으려 가져나온 것", 집 비데 수리 지시에 대해선 "지역사무소 보좌진에게 조언을 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갑질 피해를 주장한 보좌진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하지만 강 후보자 해명에 전직 보좌진들이 재차 반박 자료를 공개하면서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남편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재산신고 누락에 대해서는 "취소하려 했는데 안 된 것을 이번에 알았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 진행을 앞두고 야당 소속 여가위 위원들이 '강선우 OUT'이 적힌 스티커를 노트북에 붙이고 청문회에 임해 여당의 반발이 일기도 했다.

본인·남편 의혹 "사실과 달라" 부인했지만···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자택에서 나온 쓰레기를 보좌진에게 수시로 들고나와 분리하라고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강 후보자의 전직 보좌진은 최근 "집에 쓰레기가 모이면 일상적으로 (보좌진에게) 갖고 왔다"고 폭로했다.

강 후보자는 "전날 밤 먹고 남은 것을 아침으로 챙겼다가 먹지 못하고 차에 남기고 내린 것은 제 잘못"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보좌진에게 비데 수리를 지시했다는 논란에 대해선 "집 화장실에 물난리가 나서 지역사무소 보좌진에게 조언을 구하고 부탁드린 게 부당한 업무지시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미처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제 부덕의 소치로 힘드셨을 보좌진과 (갑질) 논란으로 상처 입었을 국민들께 사과 드린다"고 고개 숙였지만, 갑질 내용에 대해선 과장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해명은 강 후보자와 전직 보좌진들이 나눈 메신저가 공개되면서 곧장 거짓말 의혹에 휩싸였다. 공개된 메신저 대화를 보면 강 후보자는 자신의 집으로 보좌진을 부른 뒤 "현관 앞에 박스를 내놨으니 지역구 사무실 건물로 가져가 버리라"고 말했다. 강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자신의 집에서 나온 쓰레기를 자택과 10분 거리에 있는 지역구 사무실로 가져가 버리도록 직접 지시한 정황이다.


또 다른 보좌진은 다른 의원실 보좌진과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보좌진이 강 후보자가 치우라고 지시한 쓰레기 더미 사진을 보내면서 "퇴사하고 싶다"고 말하자 다른 의원실 보좌진이 "설마 또 강이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해당 보좌진은 "당연히 강이죠"라고 답했다.

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갑질 피해를 폭로한 전직 보좌진 두 명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앞서 한 언론사의 관련 질의에는 "(전직 보좌진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답변했다. 거짓 해명 논란에 대해 강 후보자는 "제 기억이 미치지 못해 설명드리지 못한 게 있다면 그 또한 사과드려야 할 부분"이라며 다시 사과했다.

이의일 엑셀세라퓨틱스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의일 엑셀세라퓨틱스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남편이 바이오 업체 엑셀세라퓨틱스의 감사로 일하며 스톡옵션 1만 주를 받고도 신고 재산 목록에서 누락해 공직자윤리법 위반 및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서,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의일 엑셀세라퓨틱스 대표는 "21년 3월 31일 주주총회에서 임직원 일괄 부여가 결의된 데 따라 1만 주를 부여받았지만 본인(강 후보자 남편)의 거부로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해 주총에서 또 1만 주가 일괄 부여됐고, 전년도와 같이 거부 의사가 있었다"며 "하지만 제가 바빠 (취소를) 놓치기도 했고, 그간 노동의 대가가 없었던 것을 우려해 제공한 측면도 있다"고 답했다.

강 후보자도 "스톡옵션이 취소된 줄 알았지만 안 된 것을 이번 청문회를 앞두고서야 파악했고 포기 각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보건복지위원일 때 개최한 토론회에 이 대표가 토론자로 참석한 데 대해선 "국회 사무처를 통해 이해충돌 여지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답했다.

자료 제출로 여야 대치... "검증 방해" VS "87.1% 제출"


또한 청문회 내내 야당 소속 여가위 위원들은 강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미진하다고 비판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강 후보자가 자료 95건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보좌진 갑질 등의 사건이 접수됐는지 여부를 밝힐) 국민권익위원회, 감사원, 인권위원회 자료를 '개인정보 미동의'란 이유로 통째로 안 보냈더라"고 지적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도 "강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엔 검증을 방해할 의도가 명백하다"고 했다.


이에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별 자료 제출 현황을 보면, 김행 전 장관 28.5%, 김현숙 전 장관 38.2%인데 비해 강 후보자는 87.1%에 달한다"고 반박했다. 강 후보자는 "개인정보 동의서 제출을 준비해 최대한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여가부 장관 전문성 우려에는 "여가위 문제 잘 알고 있다"



14일 국회 여가위에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고영권 기자

14일 국회 여가위에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고영권 기자


여성 정책 관련 경력이 부족하단 우려에 대해선 "21대 국회 때 여가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여가위에 대한 문제를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자신이 인간발달 및 가족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점을 언급하며 "인간이 생애에 걸쳐 이루는 사회학적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학문인데, 중요한 변수로 성별과 가족이 꼽힌다"며 여가부의 정책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강조했다. 이어 "여성, 가족, 장애 등에 대한 입법 활동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성평등가족부로의 확대·개편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강 후보자는 "여가부의 업무는 우리 사회의 근간이지만 예산과 인력을 키우는 것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정책 등이 분절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성평등 관련 정책의 역할을 어떤 부처와 긴밀하게 소통해 일원화할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청문회는 후보자 선서와 여가위 위원들의 의사진행 발언 순서를 두고 여야 간 고성이 일면서 청문회 시작 13분 만에 정회됐다가 이후 속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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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