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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팝 스타에서 악귀 사냥꾼으로…'전통+현실' 교차하는 세계관
지난달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영화 부문 전 세계 1위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영화는 K팝 아이돌로 활동하는 ‘루미’, ‘미라’, ‘조이’가 무대 밖에서는 악귀를 사냥하는 헌터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은 한국 전통 설화 속 도깨비, 저승사자, 물귀신, 무당 등 다양한 요소와 K팝 무대 연출, 굿판, 뮤지컬 퍼포먼스를 절묘하게 결합했다. 이색적이면서도 친숙한 이 조합은 전 세계 팬들에게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인공들은 강한 히어로보다는 친근한 일상을 가진 캐릭터로 그려졌다. 월드투어 콘서트 전용기에서 탄수화물 충전을 위해 김밥과 컵라면을 허겁지겁 먹거나, 고음이 안 나와 어려움을 겪을 때 설렁탕을 나눠먹는 모습 등 한국의 음식과 정서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수저 밑에 휴지를 깔아두거나 목이 아플 때 한의원에서 한약을 짓는 등 섬세한 K-라이프스타일 묘사는 현재와 전통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으로서 재미와 몰입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작품을 공동 연출한 매기 강 감독은 한국계 캐나다으로, 드림웍스와 일루미네이션, 블루스카이 등 글로벌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활동한 베테랑이다. 그는 넷플릭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가 최대한 한국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했다”며 “헌트릭스 멤버들의 의상부터 배경 디자인까지 모든 장면에 한국적인 요소를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적인 영화가 미국 회사에 의해 제작이 된다는 사실은 한국 문화가 가진 강력한 힘을 나타내주는 증거와도 같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진짜 한국적인 것이 결국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다는 점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 "블핑, BTS 기록 깼다"...글로벌을 움직이는 건 ‘음악’
‘K팝 데몬 헌터스’는 콘텐츠뿐 아니라 음악 부문에서도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영화 개봉과 동시에 발매된 사운드트랙은 발매 첫 주 빌보드 200 차트 8위로 진입한 뒤, 이내 3위까지 치솟으며 ‘K-컬처 파워’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13일(현지시간) 2위로 상승하며 역주행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곡은 주인공 ‘헌트릭스’의 메인 테마곡 ‘골든(Golden)’과 사자보이즈의 ‘유얼 아이돌(Your Idol)’이다. 두 곡은 각각 미국 스포티파이 차트에서 2위와 1위를 기록하며, 블랙핑크와 방탄소년단(BTS)이 세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역대 최고 순위에 올랐다. 특히 ‘유얼 아이돌’은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갖고 있던 기록을 넘어 미국 스포티파이에서 K팝 보이그룹 곡 중 역대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골든’ 또한 K팝 걸그룹 곡 중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화제를 모았다.
사운드트랙 제작에는 K팝 업계의 핵심 프로듀서들이 대거 참여했다. 블랙핑크의 대표 프로듀서 테디(Teddy)와 블랙 레이블 팀을 비롯해 BTS 곡 다수를 작업한 린드그렌(Lindgren), 스티븐 커크(Stephen Kirk)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애니메이션 주제가인 ‘테이크다운(Takedown)’에는 트와이스의 정연, 지효, 채영이 보컬로 참여해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같은 음원의 인기에 힘입어 틱톡, 엑스(X),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영화 속 안무와 노래 커버 영상, 챌린지 콘텐츠가 수백만 건 올라오며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팬들은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를 중심으로 한 세계관 해석, 관계도, 팬아트 등 2차 창작 활동도 활발히 펼치며 새로운 대중을 끌어들이는 선순환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 포브스는 “영화의 반전 가득한 스토리에 빠져들고, 사운드트랙 곳곳에 담긴 다양한 음악 스타일을 탐색하는 새로운 팬들에겐 지금이야말로 K팝 세계에 더 깊이 빠져들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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