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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급여로 에어컨 설치 '찔끔'…수선유지급여 강화법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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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급여로 에어컨 설치 '찔끔'…수선유지급여 강화법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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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유지급여 사용처 분석
냉방 설비 설치는 2%뿐
고효율 에어컨 지원 입법 추진


폭염이 강타한 9일 서울 종로구 쪽방촌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는 한 주민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온도가 높은 곳이 더 붉다. 연합뉴스

폭염이 강타한 9일 서울 종로구 쪽방촌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는 한 주민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온도가 높은 곳이 더 붉다. 연합뉴스


저소득층에 지급하는 주거급여 중 수선유지급여 사용처를 분석한 결과, 냉방 설비 설치에 사용한 비중이 전체의 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변화에 온열 질환 위험성이 높아진 만큼, 급여 용처를 고효율 에어컨 설치와 유지까지 확장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14일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19~2021년 수선유지급여 수선공사 현황'을 살펴보면 이 기간 수선유지급여를 활용한 노후주택 개보수 공사는 30만4,308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에어컨 등 냉방 설비를 설치한 공사는 6,043건(2%)에 그쳤다. 창호·단열 설비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인 공사 역시 4만5,292건(14.9%)에 머물렀다. 공사 품목별로는 조명이 3만6,005건(11.8%)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창호(3만4,577건), 도배·장판(2만6,975건), 문틀·문짝(2만3,400건) 등의 순이었다.

노후 설비를 개선하느라 폭염과 한파 대비는 상대적으로 부실한 상황이다. 박 의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선유지급여 지급 시 고효율 냉방·난방 장치 등 설비 비용과 개량, 보수 비용까지 지원액에 포함하도록 하는 '주거급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노후 주택의 에너지원별 사용량과 비용, 냉난방 시간 등을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국토부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서울시 등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별로 각각 추진하는 집수리 사업 이력을 전산으로 통합해 중복 지원과 사각지대를 방지하도록 했다.

박 의원은 "기후 위기가 계속되면 2100년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산업혁명 이전보다 6.3도 더 상승하고, 여름은 97일에서 170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주거급여법 개정을 통해 주거 취약 계층이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