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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김인오 기자) 최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 김원섭)는 최근 직장 내 가혹행위 사건과 관련한 피해 직원들 징계 논란에 대해 공식입장을 내고 해명에 나섰다.
KPGA노동조합(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KPGA지회, 이하 노조)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사건의 진상을 국민에게 직접 알리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대국민 기자회견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윈회 소속의 진보당 손솔 의원과 함께 15일 오전 11시 국회 소통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 앞서 노조는 KPGA가 지난 11일 내놓은 입장문의 내용을 비판하며 공식 반박문을 14일 발표했다.
노조는 "협회의 입장문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본질을 흐리려는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며 "가혹행위 당사자인 고위임원 A는 감싸고 피해 직원들에게는 징계를 내린 비상식적 조치에 대해 전면 재조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반박문을 통해 KPGA는 고위임원 A씨에 대한 징계가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 중' 이라고 해명했지만 실상은 정식 이사회 의결에 따른 징계가 아니었고, 현재까지 노동청 및 스포츠윤리센터 등 조사 기관에 대한 공식 결과 보고도 없었다고 밝혔다.
고위임원 A씨는 2024년 12월 최초 언론보도 이후 '무기한 정직' 을 받았으나, 이는 대기발령에 가까운 임시 대응일 뿐 공식적인 징계 절차에 따른 조치가 아니었고, 피해자에게 조차 해당 사실이 문서나 구두로 공식 통보된 적이 없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또한 정직 처분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된 최초 피해자가 직접 확인을 요청하자 사측은 "공식징계가 아닌 임시 조치"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사측 주장처럼 A씨가 절차에 따른 중징계였다면 왜 법에 명시된 '피해자에게 의견 청취' 조차 하지 않았고, 노동청이나 스포츠윤리센터 등 기관에 지금까지 징계 결과를 보고하지 않았는지 설명해야 한다"며 "이는 근로기준법상 절차도 무시한 명백한 책임 회피이며, 징계 의지 자체가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추가 전수조사 후 드러난 A씨의 가혹행위를 내부적으로 문제 삼거나 경찰서 및 노동청과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던 직원들 6명이 징계 대상으로 지목돼 일부는 해고, 일부는 견책, 경고 등의 처분을 받았다.
노조는 징계위원회가 가해자 징계를 미뤄온 이사회의 구성원들로 채워진 점을 문제 삼으며 "이해충돌이 명백한 이들이 피해자들의 징계를 주도한 것은 절차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징계 사유 역시 문제라고 전했다. KPGA는 대부분의 징계 근거를 고위임원 A씨가 피해자들에게 욕설과 폭언, 강압으로 작성하도록 한 시말서에 근거해 구성했다고, 또한 일부 직원에게는 내규에 명시된 '소명기회 부여'도 하지 않고 견책 처분으로 징계를 내린 사례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을 주 80시간 이상의 살인적인 근무환경으로 몰아넣어 놓고 조그마한 업무실수라도 발생하면 욕설로 시말서를 수집했다. 징계위는 사건의 정황과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가해자가 수집한 문서를 근거로 피해자들을 징계한 것이다. 이는 전형적인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특히 피해자들 중 징계를 받은 일부 직원은 고용노동부와 스포츠윤리센터에 직접 A씨의 가혹행위를 신고했던 인물로, 이들을 징계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에서 금지한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처우'에 해당할 수 있다고 노조는 강조했다.
노조는 KPGA의 입장문에 설명된 '노동환경 개선과 조직문화 진단에 전념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왜곡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2024년 말에도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이후 7개월이 지나도록 실질적 조치는 전무했다. 오히려 운영팀의 담당 인력을 감축해 업무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또한 올해 주요 일부 대회에서도 '주 52시간 근무제' 위반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근로기준법 위반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상태에서 입장문을 통해 '임금체계 정비'를 운운하는 것은 책임을 피해자들에게 전가하는 본말전도식 궤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노사갈등 차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는 "KPGA는 지난 2021년에도 '직장 내 동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에게 보복성 인사로 부당징계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며 "그때와 지금의 구조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고 더욱 심하게 보복성 조치를 했다. 개선 의지도 전혀 없다는 사실이 이번에 또 다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도 '개혁의 기회로 삼겠다'는 식의 언론용 수사만 반복된다면, KPGA는 다시는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에 앞서 고위임원 A씨에 대한 공식 징계 및 결과 공개 징계 철회 및 공식 사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독립 진상조사기구 구성 피해 직원들 보호 조치 시행 노사합의 기반의 조직문화 개선안 수립 주 52시간제 위반 및 임금체불 문제 시정과 재발 방지 계획 공개 등을 KPGA에 공식 요구하고 있다.
한편, 김원섭 KPGA 회장은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과 '디 오픈' 참관을 위해 징계위원회 개최 하루 전인 7일에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의 징계위원회 불참에 대해 KPGA는 "규정에 따라 징계위원회 위원장은 회장 또는 회장이 임명한 자가 수행 가능하기 때문에 회장의 승인 하에 회장의 부재 시에도 개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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