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연장 이글 잡아 티띠꾼 제압
한국 선수 24년 만에 '톱10' 못 들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메이저리그(MLB) 전설 요기 베라의 명언은 야구뿐만 아니라 골프에도 적용됐다. 호주 교포 그레이스 김이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연이어 기적을 연출하며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그레이스 김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2차 연장 끝에 지노 티띠꾼(태국)을 꺾고 우승했다.
2023년 4월 롯데 챔피언십 이후 2년 3개월 만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승이자, 개인 첫 메이저 대회 정상 등극이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120만 달러(약 16억5,000만 원)다.
한국 선수 24년 만에 '톱10' 못 들어
호주 교포 그레이스 김이 13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에비앙레뱅=AP 뉴시스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메이저리그(MLB) 전설 요기 베라의 명언은 야구뿐만 아니라 골프에도 적용됐다. 호주 교포 그레이스 김이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연이어 기적을 연출하며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그레이스 김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2차 연장 끝에 지노 티띠꾼(태국)을 꺾고 우승했다.
2023년 4월 롯데 챔피언십 이후 2년 3개월 만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승이자, 개인 첫 메이저 대회 정상 등극이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120만 달러(약 16억5,000만 원)다.
이날 18번 홀은 그레이스 김에게 '약속의 땅'이다. 18번 홀에서 세 번 쳐 이글, 버디, 이글을 잡았다. 17번 홀까지 선두 티띠꾼에게 2타 뒤진 그레이스 김은 1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근처로 보냈다. 처음엔 홀컵과 떨어진 곳에 공이 떨어졌지만 경사를 타고 굴러 내려가 홀 바로 옆에 멈췄다.
그레이스 김이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에비앙레뱅=AP 뉴시스 |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간 그는 18번 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도 행운의 버디를 잡았다. 두 번째 샷이 페널티 구역으로 향해 1벌타를 받았지만 그린 주위 러프에서 시도한 네 번째 샷이 홀 안으로 쏙 들어갔다. 패배 위기를 딛고 2차 연장으로 향한 그레이스 김은 투 온에 성공한 뒤 3.5m 이글 퍼트를 또 집어넣어 우승을 확정했다.
그레이스 김은 경기 후 "1차 연장 상황에 꽤 실망했지만 그래도 마지막 순간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칩샷이 들어갔는데, 다시 하라면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이어 "18번 홀 두 번째 샷은 세 번 모두 하이브리드 4번으로 쳤다"며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2승째를 수확한 그는 "올해 초 의욕도 좀 떨어지고,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면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말 믿기지 않는다"고 기뻐했다.
아마추어 세계 1위 로티 워드(잉글랜드)와 이민지(호주)는 공동 3위(13언더파 271타)에 올랐다. 한국 선수 중에는 최혜진과 이소미가 공동 14위(8언더파 276타)로 가장 높은 순위에 자리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으로 유일하게 출전한 황유민은 공동 49위(이븐파 284타)에 그쳤다. 한국 선수들이 이 대회 10위 안에 한 명도 들지 못한 건 2001년 이후 24년 만이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