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5개국에 관세서한…EU·캐·멕·日 등에 기존 관세보다 높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 기지에서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에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 홍수 피해 지역을 둘러볼 예정이다. 2025.07.11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한 '관세 서한' 통보를 일주일째 이어 나가면서 특히 전통적인 우방과 동맹국들을 더욱 가혹하게 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본질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무색할 정도로 동맹을 거칠게 대하는 트럼프의 방식에 상당수 우방국들이 당혹감과 좌절감을 나타내고 있다.
13일(현지시간)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새롭게 상호관세율을 통보한 국가는 총 25개국이다. 모두 8월 1일 부과가 예고됐다.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점을 앞뒀던 지난 7일 공개된 관세 서한에는 △한국·일본·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튀니지 25% △남아프리카공화국·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30% △인도네시아 32% △방글라데시·세르비아 35% △태국·캄보디아 36% △라오스·미얀마 40%의 상호관세율이 예고됐다.
이틀 뒤인 지난 9일에는 △필리핀 20% △브루나이 25% △몰도바 25% △알제리 30% △이라크 30% △리비아 30% △스리랑카 30% △브라질 50% 등 8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명시하는 서한을 공개했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캐나다에 35%를 부과하는 서한을 공개했고 하루 뒤인 12일엔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각각 3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통보했다.
미국과 국경을 마주하는 이웃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관세 전쟁의 첫 타깃이기도 했다. 당시 펜타닐 단속 미비 등을 이유로 25%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8월 1일 부과 예정으로 재설정한 관세는 이보다 더 높아졌다.
'대서양 동맹'의 맹방인 EU에 대해서도 당초 예고했던 20%의 상호관세보다 훨씬 높은 30%를 새롭게 통보했다. 합의가 근접했다는 일각의 관측과 달리 트럼프의 분노가 느껴지는 관세율이다.
한국과 함께 동북아 주요 동맹국인 일본에 대해서도 당초 24%에서 25%로 관세율을 높여 통보해 일본 내에서도 당혹감과 반발이 동시에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양보를 마련했던 베트남은 46%에서 20%로 관세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당초 합의에 이른 관세율은 11%였다"는 뒷말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다.
이번 무역 전쟁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고, 최대 타깃인 중국과의 협상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자 우방을 정치적인 목표물로 삼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타코'(TACO,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라는 조롱을 내놓고 있는 데 대한 반응이라는 해석도 있다.
트럼프는 지난 11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홍수 피해를 입은 텍사스주 커빌 카운티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친구와 적 모두에게 이용당해 왔다"며 "솔직히 말해 많은 경우 친구가 적보다 나빴다"고 했다.
현재까지 미국과 관세 협상에 합의한 국가는 영국(10%)과 베트남(20%) 2곳뿐이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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