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후보자, 보좌진 갑질 의혹 잇따라 터져
민주당, 신중한 입장 속 강 후보자 옹호 나서
‘2차 가해’ 주장 국힘, 임명 철회·자진 사퇴 촉구
민주당, 신중한 입장 속 강 후보자 옹호 나서
‘2차 가해’ 주장 국힘, 임명 철회·자진 사퇴 촉구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의 ‘보좌진 갑질 의혹’이 뜨겁다. 강 후보자의 해명에도 각종 의혹이 잇따라 터져 나오며 논란이 확산하는 형국이다. 특히 강 후보자가 사회적 약자 보호에 앞장서야 할 여가부 장관 후보자라는 점에서 그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 크게 나온다.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에 대한 임명 철회와 자진 사퇴를 촉구하며 14일 예정된 인사청문회를 벼르는 중이다.
13일 정치권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지난달 23일 여가부 장관에 내정된 후 자신의 보좌진에게 자기 집 쓰레기를 버리게 하거나 고장 난 변기를 해결하게 했다는 등 갑질 의혹에 휩싸였다.
강 의원실 보좌진이 지나치게 자주 바뀌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실이 국회사무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최근 5년간 보좌진 51명을 임용했고 46명이 면직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정치권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지난달 23일 여가부 장관에 내정된 후 자신의 보좌진에게 자기 집 쓰레기를 버리게 하거나 고장 난 변기를 해결하게 했다는 등 갑질 의혹에 휩싸였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뉴스1 |
강 의원실 보좌진이 지나치게 자주 바뀌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실이 국회사무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최근 5년간 보좌진 51명을 임용했고 46명이 면직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국회의원 보좌진 등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 익명 공간인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도 강 후보자의 갑질 의혹과 관련한 글이 줄줄이 올라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곳에 투고하기 위해선 국회 직원 인증을 거쳐야 한다.
한 게시자는 “변기 갑질 의혹 후보자 보도에 다들 하는 말. 방송은 ‘새 발의 피’”라며 “가전·가구 구매할 때마다 견적 비교 뽑아오라고 하고 백화점 돌면서 명품 사오라고 한 건 이미 국회에 소문이 파다한데 왜 보도가 안 됐을까. 호캉스 픽업은? 대리(운전) 갑질 지시는?”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사실 갑질보다 더 중요한 건 10분에 한 번씩 울리는 욕 문자와 고함으로 생긴 많은 보좌진의 정신과 치료 기록일 것 같기도”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게시자는 “이런 것까지 커버쳐주려니 보좌진으로서 현타(현실자각타임)가 너무 심하다. 우리 인격을 훼손하는 것까지 무마하는 것이 우리의 업무 범위인가, 이걸 커버하라는 게 2차 가해”라며 “솔직히 그 의원실, 문제가 있는 거 모르는 보좌진이 있나”라고 적었다.
강 후보자는 이 같은 의혹이 일자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강 후보자가 여당 인사청문회 위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와 언론에 해명한 내용을 보면 가사 도우미가 있기 때문에 보좌진에게 이 같은 일을 시킬 필요가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보좌진 46명이 면직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직급 변동에 따른 중복 계산이 포함된 누적 수치로, 실제 면직자는 28명의 ‘통상적’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무엇보다 갑질 의혹을 제보한 보좌진 2명이 내부 갈등과 근태 문제 등을 일으켰던 인물이라며 이들이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제보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강 후보자는 이들에 대한 법적 조치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 후보자의 일부 해명 이후 그와 보좌진이 나눈 일부 메시지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며 ‘거짓 해명’ 논란도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강 후보자를 옹호하며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이 소명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강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갑질 의혹 등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 악의적인 신상털기이자, 명백한 흠집 내기에 불과하다”며 강 후보자를 감쌌다.
허종식 의원도 자신의 SNS에 “제가 본, 제가 겪어본 강 의원은 바른 분”이라며 “장애인 딸을 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분이 갑질? 저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커튼 뒤에 숨어서 강 의원을 괴롭히는 것 같아 참담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며 의혹 제보자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와 민주당의 이 같은 행태가 ‘2차 가해’라고 주장하며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하다 하다 자당 보좌진들까지 악마화하는 민주당과 강 후보, 뱀보다도 독하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 지도부에게는 자당의 집권을 위해 뒤에서 물심양면 헌신한 보좌진들보다 갑질 정치인 한 명이 더 중요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강 후보자는 지금 즉시 피해 보좌진들에 사죄하고 사퇴하라. 민주당 또한 후보자의 악행을 무지성 옹호하는 경거망동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전 대표도 SNS에서 “최악의 갑질”이라며 “이 나라의 모든 ‘을’과 싸울 생각이 아니라면 이 인사는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주진우 의원 역시 “여가부 장관은 피해자의 2차 가해를 막는 임무도 있다”며 “피해 입은 약자인 보좌진들의 입을 틀어막고자 고발까지 남발한다. 2차 가해를 멈추라”고 지적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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