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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윤석열 격노’ 시인…특검, 윤 직권남용 수사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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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윤석열 격노’ 시인…특검, 윤 직권남용 수사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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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전 국가안보실1차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채 상병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1차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채 상병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브이아이피(VIP) 격노설’을 인정하는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의 진술을 확보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겨레 취재 결과, 특검팀은 지난 11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조사하면서 ‘임기훈 당시 국방비서관이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하자 윤 전 대통령이 크게 화를 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채 상병 사건 외압의 시발점으로 지목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가 수사기관에서 격노설을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차장은 채 상병 사건 보고가 정식 안건은 아니었지만 임 전 비서관이 회의가 끝날 무렵 윤 전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했고 윤 전 대통령이 화를 냈다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한다.



‘브이아이피 격노설’의 핵심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31일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경찰로 넘기겠다는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크게 화를 내 결국 사건 이첩이 무산됐다는 의혹이다. 군검찰은 수사를 진행했던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을 되레 항명죄로 기소하기도 했다. 박 대령은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열린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한 사람의 격노로 인해서 모든 것이 꼬이고 엉망진창이 되고 수많은 사람이 범죄자가 됐다”고 했다. 이 증언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윤 전 대통령에게 직권남용 범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데,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특검의 수사까지 이어지자 대통령실 핵심 측근이 뒤늦게 사건의 발단인 ‘윤 전 대통령 격노’를 인정한 셈이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이 사건을 다시 검토하란 것이 아니라 화를 내며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라고 한 정황이 확실하다면 직권남용의 성립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국가안보실 ‘격노설 회의’ 참석자인 임 전 비서관과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 등을 압수수색한 특검팀은 압수물을 분석한 뒤 두 사람을 불러 당시 회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차장의 진술은 두 사람이 허위 진술을 하기 어렵게 하는 압박 카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또 이날 외교부 관계자를 불러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 임명 과정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앞서 한겨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 수사를 위해 국방부 등 압수수색을 마친 이튿날인 지난해 1월19일 외교부가 이 전 장관의 아그레망(대사 등에 대한 주재국 동의)을 오스트레일리아 외교부에 보낸 사실을 보도했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범인 도피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김수연 기자 link@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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