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사설] 집값·대출 상승세 둔화, 경기회복 위해서도 지속돼야

한겨레
원문보기

[사설] 집값·대출 상승세 둔화, 경기회복 위해서도 지속돼야

속보
美 3분기 성장률 4.3%…강한 소비로 전망 웃돌아
서울 마포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안내문들.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안내문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달 27일 고강도 대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일단은 정부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불안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정부의 철저한 관리와 추가 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



13일 금융권 자료를 보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10일 8912억원 늘었다. 하루 평균 증가액은 약 891억원으로, 6월(2251억원)의 40% 수준이다. 지난 1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첫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은 0.29%로 전주(0.40%) 대비 0.11%포인트 축소됐다. 정부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 3일, 직전 주 0.43%에서 0.40%로 낮아진 데 이어, 2주 연속 줄어든 것이다.



정부가 고강도의 대출 규제를 내놓은 것은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세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주 같은 인식을 드러내며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수도권 지역에서 번져나가면 젊은 층 절망감부터 시작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며 “현재 가계부채는 소비와 성장을 많이 제약하는 임계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4일 국회를 통과한 31조8천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이 집행되더라도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 0.8%에서 0.1%포인트 올라가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성장률 0.9%는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2%)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경기 상황만을 놓고 봤을 때는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집값과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한은의 통화정책을 제약한 것이다.



앞으로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원활하게 타결되지 않을 경우 관세 추가 인상에 따른 수출 감소로 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 이럴 경우 한은이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을 해야 하지만, 집값 불안이 계속되면 한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결국 부동산 시장 안정은 경기 회복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대출 규제 효과가 지속되는지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지켜보는 한편, 추가 수요 억제 대책과 공급 확대 방안을 준비해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