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전광훈 목사가 던져주는 표에 기대서 정치하겠다는 분들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계엄·탄핵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에 대해) 더 이상 사과할 필요가 없다, 반성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하는 분들은 당을 죽는 길로 다시 밀어넣는 것”이라며 “이런 분들이 ‘인적쇄신 0순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위원장 말은 혁신위의 쇄신안을 비판한 나경원·장동혁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내놓은 혁신안은 민주성에 역행한다.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끝없는 갈등과 분열만 되풀이하는 정치적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당대표 출마를 시사한 장동혁 의원도 혁신안을 두고 “자리에 앉는 사람마다 사과만 반복할 건가”라며 “우리는 작은 일에도 내부총질하며 도망치는 못된 습성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대선 패배 △대선 후보 강제 교체 △대선 후보의 단일화 약속 파기 △국민의힘 의원들의 한남동 관저 앞 시위 등을 언급한 뒤 “우리 당이 여기까지 오기까지 많은 잘못을 하신 분들이 개별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쇄신의 첫걸음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아무것도 할 필요 없다’고 말하는 분들은 전광훈 목사가 광장에서 던져주는 표에 기대서 정치하겠다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이런 분들을 믿고 계엄을 했을 것이다. 이런 분들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다만 ‘사과해야 할 인사가 누구이고, 어디까지 사과를 해야 하는지, 사과를 안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사과를 안 하면 강력한 조처를 할 건가’라는 기자들 질문에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만 했다. ‘사과를 언제까지 해야 한다고 보느냐’라는 질문에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다”라고만 했다. ‘사과 이후 조처’에도 “생각하고 있지만 사과가 필요한 분들이 이후 어떻게 하느냐 달렸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윤 위원장은 지난 10일 1차 혁신안을 발표하며 비상계엄과 탄핵 당시 당이 보여준 모습과 관련한 사죄문을 당헌 전문에 넣겠다고 밝혔다. 11일에는 선출직 최고위원을 폐지하고 ‘대표 단일 지도체제’로 대체하는 2차 혁신안을 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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