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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랜 악연' 코미디언에 "시민권 박탈할 수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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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랜 악연' 코미디언에 "시민권 박탈할 수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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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부터 각종 논란 비판
"대통령, 박탈 권한 없다" 지적


미국 태생 코미디언 로지 오도널이 2024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엘르 우먼 행사장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미국 태생 코미디언 로지 오도널이 2024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엘르 우먼 행사장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랜 기간 자신을 비판해 온 미국 태생 코미디언 로지 오도널을 향해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로지 오도널이 우리 위대한 조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기에, 나는 그의 시민권 박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그는 인류에 대한 위협이며, 멋진 아일랜드에 남아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신의 가호가 미국에 있기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오도널은 6일 SNS 틱톡에 트럼프 행정부의 텍사스 홍수 대응을 비난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정부의 조기 경보 시스템과 기상 예보 능력을 모두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오도널은 트럼프 2기 출범 직전 아일랜드로 이주,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서 이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도널은 이 밖에도 제프리 엡스타인 성범죄 연루 논란,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등을 놓고 비판을 이어왔다.

오도널과 트럼프 대통령 간 오랜 악연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스USA 조직위원장인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 복용 논란을 일으킨 미스USA 후보자를 옹호하자, ABC방송 '더 뷰' 진행자였던 오도널이 이를 비판한 것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 그를 "뚱뚱한 돼지", "개"라고 부르는 등 여러 차례 비하 발언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시민권 박탈' 위협은 위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만다 프로스트 미 버지니아대 시민권법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1967년 미국 대법원은 '아프로임 대 러스크' 판결에서 수정헌법 제14조의 시민권 조항이 정부가 시민권을 박탈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이민정책연구소의 줄리아 겔라트 부소장도 "연방법원은 사기, 허위 진술 또는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입증될 경우 귀화 시민의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지만, 미국 출생 시민의 시민권은 박탈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