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80. /사진제공=제네시스 |
고금리와 경기 둔화 여파로 중고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만 거래량이 증가하며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 실속형 경차의 인기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프리미엄 차종에 대한 수요도 강화되는 모습이다.
1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총 114만943대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국산 승용차 브랜드 중 기아(-4.3%), 현대차(-5.6%), 쉐보레(-2.2%) 등 대부분이 실거래 대수가 일제히 감소세를 보였지만 제네시스만 유일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 실거래 대수는 4만5983대로 14.9% 증가했다.
제네시스의 대표 모델 G80(RG3)은 올 상반기 실거래 대수 1만2838대를 기록하며 중고 국산 승용차 중 거래량 7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에는 10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올해 실거래 대수가 크게 늘었다. 상위권에는 △기아 모닝(TA) 2만2624대 △쉐보레 스파크 2만153대 △현대차 그랜저(HG) 1만7666대 △기아 뉴 레이 1만6692대 등 경차와 함께 전통적으로 잘 팔리는 실속형 차량이 포진해 있는데 고급 대형 세단인 G80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연령별 중고차 수요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났다. 2030세대의 중고차 구매는 뚜렷하게 줄었지만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유일하게 수요가 증가했다. 올 상반기 20대의 실거래 대수는 7만9930대로 전년 대비 7.1% 줄었고, 30대도 19만5478대로 5.9% 감소했다. 40~50대 역시 동반 감소하며 전체 실거래 대수가 줄어든 가운데 유일하게 60대(0.1%)와 70대(6.5%)만이 소폭 증가했다.
이는 고금리와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젊은층의 자동차 구매 여력이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차량 유지비 부담과 더불어 자동차 소유 자체를 기피하는 트렌드, 공유문화 확산까지 겹치면서 중고차 시장에서도 2030세대의 이탈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신차 시장에서도 올 상반기 2030 세대의 신차 등록 점유율은 10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경제성과 연비 중심의 실속형 수요와 프리미엄 수요로 나뉘는 양극화 현상이 짙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차는 저렴한 유지비와 세금 혜택 덕분에 사회초년생이나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많이 찾는 차다. 반면 대형차는 고급스러운 실내, 높은 정숙성, 브랜드 상징성 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선호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시장에서 고급차 수요가 강세를 보이는 것처럼 중고차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차량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6070대의 경우 고령화에 따라 경제활동이 이어지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늘어난 차량 수요와 고급차 선호 트렌드가 맞물린 결과"라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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