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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코에 긁?' 트럼프 화내도 낙천적 주가…"꽉 잡아" 월가의 경고

머니투데이 변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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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코에 긁?' 트럼프 화내도 낙천적 주가…"꽉 잡아" 월가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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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50%, 캐나다 35%…보편관세도 10%→"15~20%"
트럼프 관세폭탄에도 증시는 "최고치"…월가 "현실과 괴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슈퍼맨 이미지./사진=백악관 공식 X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슈퍼맨 이미지./사진=백악관 공식 X


'타코(TACO, 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언제나 겁을 먹고 물러선다)'란 조롱이 거슬렸던 걸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이 거칠어졌다. 나흘 동안 23개국에 최대 50%의 관세율을 차례로 통보한 데 이어 다른 나라에도 15~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개월째 반복된 트럼프의 폭탄 발언에 시장은 무뎌졌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안일한 태도"라며 심판의 날을 걱정한다.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교역국에 15~20%의 단일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10%의 기본 관세율을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또 전날 브라질에 50%의 최고 관세율을 통보한 데 이어 10일 캐나다에는 35%를 불렀다. 각각 4월 초 관세율 대비 40%포인트(p)와 10%p 올린 것으로, 다른 21개국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월등하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무자비한 관세 폭탄에도 시장은 무감각한 표정이다. 미국 주식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올 2월 이후 최저치인 16~17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7월 둘째 주 S&P500 지수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고,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4조달러를 돌파했으며, 위험 심리의 척도로 여겨지는 비트코인 시세는 11만700달러를 돌파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고무됐다. SNS(소셜미디어) 게시글에서 "기술주, 산업주,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미국은 수천억달러의 관세를 거둬들이고 있다. 이제 미국은 돌아왔다"며 축포를 쏘아 올렸다.

미국 주요 교역국의 상호관세율 현황/그래픽=윤선정

미국 주요 교역국의 상호관세율 현황/그래픽=윤선정




'다이먼 "시장 안일해"…월가 "주가 하락 가능성↑"

그러나 폭풍전야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10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포럼에서 트럼프발 관세정책에 "시장이 지나치게 안일한 분위기라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그는 "실시간 데이터를 도저히 읽기 어려울 정도"로 변동성이 커졌다면서 "(미국) 경제가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트럼프 대통령은 힘든 시간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이먼 회장은 또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이 (금리 인상 확률을) 20%로 보고 있다면, 나는 40~50%로 본다"고 덧붙였다.

심판의 날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밴티지마켓 리서치의 헤베 첸 분석가는 블룸버그에 "사상 최고치의 S&P와 최저치의 VIX는 관세 위험이 순조롭게 해소되는 완벽한 상황을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실제 상황과는 크게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진다"며 "S&P500 지수가 과매수 영역에 머물러 있는 만큼, 주가 하락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상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최고경영자)./로이터=뉴스1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최고경영자)./로이터=뉴스1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미국 담당 수석분석가 마이클 피어스도 "금융시장이 관세인상에 따른 하방 리스크에 너무 낙관적"이라 평했고, 인베스코운용의 글로벌분석가 데이비드 차오는 "(관세 정책의) 끊임없는 업데이트와 연기, 새로운 발표 등으로 혼란스러운 환경이 조성돼 있다"며 "관세 관련 최종 소식이 나올 때까지 주요 거래에서 발을 빼는 선택"을 권했다.


다만 시장 지표를 정책 성공의 척도로 여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고려하면, 관세가 시장을 위협하기보다는 오히려 시장이 관세를 쥐고 흔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 후 증시 폭락, 미 국채 매도, 달러 약세를 마주하며 1주일 만에 '3개월 유예'를 선택한 전력도 있다. 아울러 트럼프 행보의 거침없는 관세율 발표가 '협상 카드'에 그칠 뿐 실제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BCA 리서치의 수석전략가인 마르코 파픽은 "지금은 트윗이나 결정 하나하나에 투자를 결정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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