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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에서 홍콩에 밀린 응원전...'전쟁 선포' 월드컵 가는 길, 홍명보호 2연승 성적은 잡아도 흥행은 실패

스포티비뉴스 조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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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에서 홍콩에 밀린 응원전...'전쟁 선포' 월드컵 가는 길, 홍명보호 2연승 성적은 잡아도 흥행은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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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용인, 조용운 기자] 언뜻 의외였다. 골문 뒤쪽을 빨갛게 물들인 서포터의 규모에서 대한민국이 밀리리라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응원전은 참패였다. 붉은악마가 구성한 빨간색상의 규모보다 홍콩의 그것이 더욱 넓고 진했다. 안방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의 흥행이 실패로 귀결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홍콩과 대회 2차전을 펼쳤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2019년 부산 이후 6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대회로 안방에서 정상 탈환 및 1년 앞으로 다가온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자연스럽게 축구팬은 물론 일반인의 눈과 귀도 끌어들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근래 대표팀 A매치만 되면 스타디움 전좌석을 붉게 물들였던 축구 열기를 고려할 때 동아시안컵도 어느 정도의 관심은 보장될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홍명보호는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각오였다. 때마침 홍명보호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을 조 1위로 통과해 11회 연속 본선 진출의 대기록을 작성했기에 동아시안컵으로 기세를 이어가리라 기대했다.

물론 월드컵 예선 내내 보여왔던 구름관중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동아시안컵은 FIFA가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어서 대표팀 인기의 핵심인 유럽파들이 나서지 못한다. 이를 고려해도 주말마다 인기몰이를 하는 K리그의 주축들이 총망라된 이번 대회이기에 나름의 괄목할 인기를 끌기를 바랐다.


아쉽게도 동아시안컵 흥행은 참패로 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남녀 1차전 4경기 동안 총 6,229명이 입장했다. 한국과 중국의 남자부 개막전에서 4,426명이 들어선 게 최고다. 그나마 이번 경기에서 5,500여명이 찾아 소폭 증가했으나 종합경기장 스타일의 용인 미르스타디움을 팬들의 함성으로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물론 날씨의 변수가 축구팬을 경기장으로 부르지 못한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한반도 전체가 들끓고 있다. 한밤 중에도 30도를 넘어서는 열대야도 심심치 않게 반복된다. 여기에 남자부는 용인, 여자부는 수원과 화성 등 경기도 3개 지역에서 치러지면서 접근성의 불리함까지 더해진 변수도 한몫한다.


그로 인해 안방에서 서포터의 규모 차이까지 드러났다. 일반 관중을 모두 고려했을 때야 한국을 응원하는 관중이 더 많았을지 몰라도 서포터즈의 응원 규모는 붉은악마가 홍콩에 비할 바 못됐다. 홍콩에서 넘어온 원정 응원단은 경기 내내 응원가를 크게 부르면서 분위기를 홈으로 만들었다. 붉은악마의 응원 소리는 홍콩의 함성에 묻혔다.


축구팬들에게 다소 외면받고 있는 동아시안컵이지만, 홍명보호의 발걸음은 아주 바쁘다. 유럽파로 월드컵 본선 엔트리를 모두 채울 수 없는 만큼 국내파에서 스쿼드를 강화시킬 자원의 발굴이 필요하다.

홍명보 감독 역시 "동아시안컵은 대회 특성상 주목을 덜 받는게 사실이나 대표팀 입장에서는 직접적으로 같이 훈련할 수 있어 아주 좋은 기회"라며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그동안 관찰은 해왔으나 직접 보고, 기량을 확인하는 작업은 또 다르다"라고 중요성을 전했다.

홍명보 감독은 중국전에 이은 홍콩전에서 선발 11명을 모두 바꾸는 파격 실험을 단행했다. 특히 수비진에 배치한 5명, 김태현(전북)과 서명관(울산HD), 조현택(울산HD), 변준수(광주FC), 김태현(가시마앤틀러스) 등은 A매치가 처음인 새 얼굴이다.

파격 접근은 성공했다. 한국은 한 수 아래의 홍콩을 맞아 확실하게 경기를 지배하면서 2-0 승리를 따냈다. FIFA 랭킹에서 한국(23위)과 홍콩(147위)의 차이가 스코어로 이어지지는 않았어도, 강상윤(전북현대)과 이호재(포항스틸러스)의 A매치 데뷔골을 바탕으로 2연승에 성공하면서 사실상 결승전인 한일전 승리를 향한 교두보 마련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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